집합행동과사회운동 14주차 쪽글
Gale(1986)은 자원동원이론(RMT)이 사회운동과 국가(state)의 관계를 적당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으며, 운동의 ‘변화’ 양상을 탐구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들면서 자신이 운동-국가 관계 양상에 있어서 6개의 변화 단계를 이론화함으로써 RMT를 정교화하고 있다고 자신의 논의가 갖는 의의를 설명하고 있다. 기존의 RMT에서 설정한 SMO(사회운동조직)라는 개념에 CMO(반운동조직)이라는 개념을 추가하고, 국가 기관(agencies)을 추가로 고려함으로써 연구자는 SM-CM-state라는 triad 모델을 설정해두고, 미국의 환경운동의 실제 사례를 주로 기존의 여러 논문/문헌 자료를 이용하여 6단계 모델에 따라 배치한다. 결론에서는 이러한 모델이 다른 사회운동들에도 적용 가능함을 강조하기 위해서 이후에 다양한 사회운동 사례를 통해서 검증해 볼 수 있을 가설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저자가 RMT를 더 정교화한다고 주장함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설명이 어딘가 기존에 읽었던 McCarthy와 Zald의 논의에 비해서도 오히려 더 단순하고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은 것처럼 느껴졌다. (RMT에 정치과정이론을 약간 덧붙이고 있는 정도라는 느낌도 들었다.) 특히 저자가 논의에서 국가 기관의 역할과 기능은 상대적으로 복잡하게 고려하고 있는데 비해, SM과 CM은 각각이 환경운동이라는 하나의 섹터 안에서 총체적인 무언가로만 묘사되는 지점이 보여서 아쉬웠다.
McAdam과 Rucht(1993)의 논문은 다른 학문 영역에서 적극적으로 사용되는 확산(diffusion)에 관한 이론을 사회운동 영역에도 도입하고 이를 이론화함으로써 개별 운동의 생성과 발전, 소멸과 같은 주기를 닫힌 체계로 설명하는 것을 넘어서 초국가적으로까지 확장되어 있는 사회운동의 동학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들은 확산에 관한 기존의 이론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사회운동 영역에 맞게 수정하면서, 구체적으로는 확산의 두 가지 양상 – 관계적(relational) 채널, 비관계적(nonrelational) 채널 – 이 교차하면서 사회운동의 국제적 전파가 이루어지며, 특히 이러한 전파는 전파의 송신자와 수신자 간의 유사성(similarity)에 대한 동일시(identification)가 이루어진 상황에서 증폭되어 일어난다고 본다. 이는 미국과 독일의 신좌파(New Left)의 사례를 통해서 설명되었다.
두 논문을 읽으면서 최근 청년운동의 협치(governance) 모델에 대한 강조 혹은 정치권과의 연계나 지난 번 사회운동학회 발표에서 보았던 것과 같은 국내 좌파들의 끊임없는 유럽, 남미 모델에 대한 참조 같은 것들이 단순히 최근에 새롭게 나타난 현상이 아니라 오랫동안 이어져 온 가능한 운동의 방향이고 운동의 확산이었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보게 되었다. 어쩌면 이번 주의 두 논문의 내용 그 자체는 2016년의 관점에서 본다면 아주 당연하게 전제되는 것들임에도 불구하고 논문이 처음 쓰였을 당시에는 조금은 새로운 관점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 보았다. 사회운동이라는 문제를 사고할 때, 운동의 범위도 그렇고 동학(dynamic)을 보는 문제도 그렇고 쉽게 여겨지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다단한 구조들이 교차하는 확장된 틀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 같다는 아주 당연한지도 모르는 그런 일종의 교훈(?)을 이번 주의 텍스트에서도 얻었다. 아마도 그것이 이번 학기 사회운동 세미나에서 계속해서 곱씹게 될 수밖에 없었던 학습의 소득이 아닐까 생각한다.
참고문헌
Gale, R. P. (1986). Social Movements and the State: The Environmental Movement, Countermovement, and Government Agencies. Sociological Perspectives, 29(2), 202-240.
McAdam, D. & Rucht, D. (1993). The Cross-National Diffusion of Movement Ideas. Annals of the American Academy of Political and Social Science, 528, 56-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