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의 전업주부, 경력단절여성에서 작가가 된 나의 이야기
10년간 전업주부였고, 경력단절 여성이었던 나.
2019년 7월 나의 이야기를 담은 책 [나는 핫딜보다 도서관이 좋다]를 출간했다.
맞벌이를 하시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싫었던 나
엄마가 되면 절대로 일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남편 역시도 나에게 직장생활을 강요하지 않았고 오히려 '돈은 내가 더 벌면 되니까 아이들만 잘 키워줘'라며 나를 지지해 주었다.
그렇게 두 아이를 키우던 어느 날,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하고 있는 부서 모임 시간에 "지금 행복하세요??"라는 주제로 각자의 생각을 말하는 시간을 가졌다.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지금 나는 행복한가??"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나는 대답할 수 있었다.
나는 행복해~라고 말이다.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는 나, 사랑하는 남편의 아내로 살아가는 나는 행복했다.
하지만, 니 이름 김. 지. 혜.로 살아가는 것이 행복해??라고 나 스스로에게 질문했을 때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아니 대답할 수가 없었다.
내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던 그 시간,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나는 나 혼자만 어느 외딴섬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 시간 그곳에 함께 있었던 사람들 중에 내 이름을 살아가지 못하는 사람은 나 혼자였다.
그 날 이후 나는 끝없이 자존감이 추락하고 있었으며 급기야는 지금껏 엄마로 아내로 살아왔던 나의 시간까지도 아무 의미 없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마치 아이가 신나게 비눗방울을 불다가 한 번 잡아볼까?라는 호기심에 비눗방울에 손을 데면 허무하게 터져버리듯 내 삶이 허무하게 터져버리는 비눗방울처럼 느껴졌었다.
그 뒤로도 몇 달간 나는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
내 삶 가운데 이렇게 힘든 시간이 또 찾아올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든 시간이었다.
내가 더 힘들었던 것은 내가 살아왔던 시간에 후회하고 있다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돌아보면 그렇게 아픈 시간들이 있었기에 나는 더 성장했고, 그 아픔으로 인해 나를 더 사랑하게 되었으며,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던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지금, 예전의 나처럼 내가 살아왔던 지난 시간들이 허무하게 느껴져 힘들어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분들을 위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