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12’’ rotary cinema
<사랑의 알러지> 육상필(2022)
○ logline
해인과 정식은 원반을 던진다. 해인은 자꾸 뺀질거리는 정식이 밉다.
○ review
공원에서 두 남녀가 원반을 열심히 주고받고 있다. 한 쌍의 연인인가 싶을 때쯤, 귀찮아 보이는 얼굴로 대충 여자의 원반을 받아주는 정식(김정식)의 모습에 의심이 거둬진다. 이에 반해 해인(심해인)은 신나는 얼굴로 정식에게 원반을 잘 받아줄 것을 독촉하는데, 남자가 연기 학원에 가봐야 한다고 전하자, 이내 상황은 반전된다.
‘일곱의 랠리가 이어지면 헤어지기’가 약속되자 해인은 풀이 죽고, 정식은 열심히 원반을 던진다. 정식은 쉬이 잡을 수 있게 배려를 담아 원반을 보내고, 해인은 원반을 잡지 않으려 일부로 흘려보낸다. 남자를 보내주기 싫은 듯 모난 마음은 날아가는 원반의 일관되지 않은 포물선으로 그려진다. 해인과 정식 사이의 관계와 대화가, 양편에서 원반이 오고 가는 랠리에서 투명하게 드러난다.
비죽이는 감정이 남자는 신경이 쓰이는 듯, 결국 일곱 번의 랠리 후에도 해인 곁을 떠나지 않고, 해인은 벤치에 앉아 정식의 대사 연습을 돕는다. 정식이 가져온 대본의 대사는 교묘하게 두 사람의 관계를 간지럼 태운다. 대사가 오고 가는 와중에도 튀어나오는 속마음처럼, 알러지와 같은 재채기가 숨겨지지 않는다. 간질거리는 기운이 두 사람을 에워싸자, 제정신을 지키라는 듯, 타격 어린 ‘에취’ 소리가 애교스럽게 긴장감을 조각낸다.
해인과 정식, 두 사람 사이를 오가는 원반과 대사가 만들어내는 흐름 속에서 관계의 가능성이 짓궂게 그 뒤를 따라간다. 당장이라도 사랑이 피어오를 거 같은 설렘이 프레임 밖으로 유유히 새어 나온다.
25' 12'' rotary cinema 사전예매는 프로필링크의 구글폼을 통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