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이한별 감독

<중년구직분투기>의 이한별 감독님과의 인터뷰입니다.

by 로터리 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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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안녕하세요 이한별 감독님, 간단한 자기소개와 작품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한별 감독 : 안녕하세요? <중년구직분투기> 감독 이한별입니다. 저는 부산에서 회사 다니면서 영화를 만들고 있는 독립 제작자입니다. 이 영화는 제가 처음으로 만든 작품인데요.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 하나하나 배워가며 만든 영화라 애착이 깊습니다. 정년퇴직하신 어머니의 재취업기를 유쾌하게 담은 다큐멘터리입니다. 재밌게 봐주세요.



Q2. <중년구직분투기>는 어떻게 시작된 이야기인가요? 작품의 시작점이 궁금합니다.


이한별 감독 : 취업을 하면서 글쓰기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모임에서 만난 친구가 영화전공자도 아닌데도 영화를 만드는게 꿈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때 영화는 꼭 전공자나 종사자만 할 수 있는 예술이 더이상 아니라는걸 깨달았습니다.


이후 우연한 계기로 방송국 PD로 이직 준비를 하면서 다큐멘터리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방송 다큐멘터리뿐만 아니라 다큐 영화도 찾아보면서 이 장르가 정말 좋아지더라구요. 이직 준비를 그만두면서 다큐멘터리에 대한 미련이 남았을 때 글쓰기 모임의 그 친구가 떠올랐습니다. 생각해보니 정말로 제가 영화를 만들고 싶으면 만들 수 있는 시대더라구요. 그때부터 핸드폰으로 제 부모님을 담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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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중년구직분투기>는 ‘아들’로서 우리 가족의 일상을 담고 있습니다. 대상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따라오는 재미와 고민이 모두 있었을 거 같은데요. 감독님께서 가장 보여주고 싶었던 부분과, 지키고자 했던 중심이 있었을까요?


이한별 감독 : 가장 보여주고 싶었던 부분은 어머니의 고민이었습니다. 재취업에 대한 고민, 취업 후에도 장애로 인한 고민 등이 표현되었으면 했습니다. 그럼에도 그 고민들 때문에 영화가 절대 무겁게 보이면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유쾌해야한다는 고집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밝게 풀어내기 위해서 억지로 상황을 조성하거나 원하는 답변을 유도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다큐멘터리의 윤리를 나름 엄격하게 지키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촬영 때는 최대한 지켜보고 관찰하는 자세를 견지하려고 했던 점이 기억납니다.



Q4. 다큐멘터리 영화의 큰 매력 중 하나는 ‘예측 불가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만난 우연한 순간이 있다면, <중년구직분투기> 속에 어떻게 담아내려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한별 감독 : 어머니께서 합격 문자를 보여주시는 장면이 기억에 남습니다. 생각보다 별로 기뻐하지 않으셔서 좀 당황스러울 정도였어요. 영화적 순간을 만들어내려면 방방 뛰시면서 환호하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나 편집 단계에 이르자 다른 면이 보였습니다. 새롭게 출근을 해야한다는 부담감과 불편한 몸 때문에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고민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환호하는 장면 대신에 고민하는 모습을 비추면서, 취업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걱정을 낳는다는 것을 함께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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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중년구직분투기>를 작업하시면서 이전보다 더 깊이 있게 가족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셨을 거 같아요. 새롭게 알게 된 가족들의 면모나, 혹은 카메라라는 프레임을 통해 봤을 때 신선하게 와 닿았던 가족들의 모습이 있었을까요?


이한별 감독 : 영화를 만들기 전엔 몰랐는데 우리 가족은 항상 모여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그런 점이 정말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더불어 참 좋은 가정에서 자랄 수 있었다는 생각도 했어요. 이런 환경에서 저를 길러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Q6. 작품을 만나게 될 관객에게 가장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와 메시지가 궁금합니다.


이한별 감독 : '장애를 가진 중년여성이 취업하는 것은 힘들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재취업을 하기 전에는 막연히 쉽게 일자리를 구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항상 뉴스에서는 노인/장애인/여성 일자리가 많아졌다고 들었었거든요. 어머니는 노인/장애인/여성 세 조건을 모두 갖췄으니 못 구할 리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실제로 구인구직 사이트를 찾아봐도 어머니께서 할 만한 일이 없었습니다.


어머니께선 재취업하신 회사에서 작년에 해고되셨는데, 아직도 일자리를 구하는데 고생을 하고 계십니다. 이런 점을 관객 분들께서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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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7. <중년구직분투기>를 만드시면서 작품에 영향을 준 영화나 작품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한별 감독 : 선호빈 감독님의 <B급 며느리>를 많이 참고했습니다. 이 영화는 유쾌한 분위기를 유지하지만 사회에 뼈있는 일침을 날리고 있거든요. 저도 이런 영화를 만들고 싶었어요. 실제로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편집할 때 오마주한 부분도 있습니다. 관객분들께서 어느 부분인지 맞추시면 제가 커피 쿠폰 쏴드릴게요.



Q8. 감독님께서 생각하시는 영화를 계속 만들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이한별 감독 : 회사생활입니다. 저는 영화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회사에서 일하고 있어요. 제 적성과 너무 안맞는 일이라 그런지 영화 만드는게 어떤 탈출구가 된 것 같습니다.


더불어 회사 일은 참 싫지만 고정 수입과 워라밸이 좋아요. 그러한 여건이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라는 것도 무시할 순 없습니다.


요즘에는 '괴롭히는 놈 누구 하나 걸려봐라'는 생각도 있어요. 부당한 일을 겪으면 그 주제로 영화를 만들거거든요. 이렇게 회사원만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는 영화감독이 되고 싶습니다. 절 힘들게 하기도하는 회사가 영화 만들기의 원동력이라는게 참 아이러니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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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9. 마지막으로 <중년구직분투기>에 대해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이한별 감독 : 처음으로 만든 영화라 2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30분짜리 영화에 들인 시간치고 다소 길지만, 저에게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재미있었거든요. 제가 즐겁게 만든 만큼 관객 분들도 재밌게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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