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차상욱 감독

<도그피쉬>의 차상욱 감독님과의 인터뷰입니다.

by 로터리 시네마
tempImagepTMMZQ.heic <도그피쉬>

Q1. 간단한 자기소개와 작품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차상욱 감독 : 안녕하세요, <도그피쉬> 감독 차상욱입니다. <도그피쉬>는 개와 물고기가 반씩 합쳐진 의문의 생명체 '도그피쉬(DogFish)'를 찾기 위해 깊은 심해 바닷속으로 모험을 떠나는 액션 어드벤처 판타스틱 스펙터클 판타지 애니메이션입니다.



Q2. <도그피쉬>는 어떻게 시작된 이야기인가요? 작품의 시작점이 궁금합니다.


차상욱 감독 : 제 개그 코드에서 시작된 이야기입니다. 영화 속 인물들은 모두 심각하고 진지한데 상황이 웃겨서 그걸 지켜보는 관객들만 '풉'하고 웃게 되는 그런 상황들을 좋아합니다.

엄중하고 긴장되는 상황인데 황당한 일이 일어나면 재밌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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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개와 물고기가 합쳐진 생명체 ‘도그피쉬’라는 설정이 귀엽고, 이미지적으로도 매력적입니다. 이질적인 두 요소를 결합하는 발상은 어떻게 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차상욱 감독 : 가장 곤혹스럽다고 생각하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정말 멋있게 이론적인 설명과 특별한 발상의 원천을 최대한 전문적으로 말씀드리고 싶지만...


'바다... 바다... 생물... 물고기... 물고기 징그러워, 징그러운 거 반대는 귀여운 거... 강아지 귀여워... 물고기 강아지... 합쳐? 풉'


이런 식으로 의식의 흐름에 더 가까운 방식으로 탄생하게 된 설정입니다. 이렇게 밖에 설명할 수 없는 제가 저도 밉습니다.



Q4. 영화 초반부 AI 유튜브 영상을 연상시키는 인트로와, 실사 강아지/생선/애니메이션이 콜라주 된 장면들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짧은 러닝타임 안에 다양한 연출적 시도를 하셨는데요. <도그피쉬>에서 감독님이 가장 애정하는, 마음이 가는 장면이 무엇인지 여쭙고 싶습니다. 그리고 작품에 등장하는 강아지는 감독님께서 직접 키우는 강아지일까요?


차상욱 감독 : 마지막에 나타난 생명체와 함께 바다를 유영하는 장면과 평온한 바다 위로 잠수함이 올라오는 결말을 가장 좋아합니다. 전자에는 삶의 예측불허함과 변수가 주는 뜻밖의 아름다움이, 후자에는 어두운 집착을 벗어던진 반짝이는 가능성이 담겨 있어서 애정이 갑니다.


출연하는 강아지들은 모두 지인의 강아지들입니다. 등장 순서대로 '콩두', '봄이', '방울이'입니다. 출연료는 모두 간식으로 지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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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도그피쉬를 찾기 위해 큰 빚을 지면서까지 잠수함을 만든 선장과, 선장의 주장이 터무니없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기억에 남습니다. 사회적 기준에 맞추어 개인의 꿈을 평가하는 현실의 모습과 겹쳐 보이기도 했는데요. 그런 맥락에서 결말이 전하는 다소 엉뚱하면서도 따스한 위로가 더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영화의 결말에도 고민이 많으셨을 것 같은데, 지금의 결말에 이르기까지 어떤 고민의 과정이 있으셨는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차상욱 감독 : 사실 반대입니다. 결말이 가장 먼저 정해져 있었고, 그 외의 이야기 전개나 설정들은 그 이후에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결말에 대한 고민보단, 이야기의 뼈대와 어떻게 살을 덧붙일지에 대한 고민이 더 컸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결말을 향해 살아 움직여 줄 수 있는 캐릭터들이 필요했는데, 제 자신과 흔히 볼 수 있는 주변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이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꿈이 사회적 기준에 맞춰 재단되기 시작할 때, 순수함을 잃고 괜한 오기도 생기면서 의미 없는 집착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살아가는 데 있어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제 스스로도 끊임없이 되뇌려고 합니다.



Q6. <도그피쉬> 작업 기간은 어느 정도였는지, 제작 과정에서 어려웠던 지점이 있으셨는지도 궁금합니다. 더불어 이 작품으로 감독님의 작품을 기다리게 된 팬으로써, 현재 구상 중이시거나 준비하고 계신 작업이 있으신지도 여쭙고 싶습니다.


차상욱 감독 : 제작 기간은 1년 정도였습니다.


집착을 내려놓는 것이 가장 어려우면서, 가장 해야 할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조금만 손보면 더 좋아질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면 결국 작품은 영원히 완성되지 않더라고요. 스스로 선장님처럼 심해로 들어가지 않기 위해 미련을 많이 벗어던지려고 했습니다.


구상 중인 작품은 기분 나쁜 치정극, 불륜에 대한 이야기인데 훗날 꼭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재미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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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7. <도그피쉬>를 만들며 즐겨 들으신 음악이나 참고하신 영화, 책 등 제작 과정에 영향을 준 작품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차상욱 감독 : 잔나비의 <꿈과 책과 힘과 벽>를 들으며 이미지를 많이 구상했고, 작업하던 당시에 정밀아 선생님의 <청파소나타> 앨범을 즐겨 들었던 것 같습니다.


책은 <모비딕>을 많이 참고했습니다. <도그피쉬>를 '요상한 모비딕'이라 불러도 될 것 같네요. 영화는 픽사의 <UP>, 선장님이 환영을 보는 장면은 애니메이션 <덤보>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Q8. 영화를 계속 만들게 하는 원동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차상욱 감독 : 작업을 진행하다 보면 어느 순간 작품이 제 자신보다 덩치가 커지는 순간이 생깁니다. 그때부턴 제 몸을 제가 움직일 수 있는 게 아니고, 그저 멈출 수 없는 허리케인에 휘말린 감자처럼 빙빙 돌아가며 완성을 향해 달려가는 것 같습니다. 추진력과 비슷하지만, '으아아아아' 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어떤 원동력에 더 가까운 느낌인 것 같습니다. 제가 어느 정도 만들어 놓은 것들을 믿으면서 일단 가보는 것이 원동력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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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9. 마지막으로 <도그피쉬>에 대해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차상욱 감독 : <도그피쉬>의 마무리 멘트는 정해져있습니다.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온전히 말은 못 하지만, 작품을 본 모든 분들이 문제없이 해석하실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o피쉬(oooFish)의 가호가 여러분과 함께하길 바랍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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