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로터리 영화파티가 소개하는 일곱 번째 공간, ‘영시’에 다녀왔습니다.
종로구 필운동, 굽이진 골목길 사이 단정한 큐브 모양의 간판이 눈에 들어옵니다. 큐브 한 면에 새겨진 단어 ‘영시’는 ‘시간을 비추다’라는 뜻을 가진 단어입니다.
영화가 시간과 순간을 담아내듯, 이곳 역시 책과 영화, 그리고 사람들이 함께하는 시간을 기록하고 투영합니다.
계단을 올라 4층에 도착해 문을 열어봅니다. 차분한 백색의 책장과 벽면, 빼곡하게 채워진 독립 출판물과 영화 서적, 다양한 종류의 예술·문학 서적이 나타납니다.
외에도 다른 언어로만 이루어진 해외 영화 도서를 위한 공간도 마련되어 있는데요. 유연한 정독은 어렵지만, 쉽게 접하지 못했던 출판물을 통해 세계가 영화를 포착하는 독특한 면모와 시각 경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틈새에 놓인 영화 포스터와 소품들, 벽면에 영사되고 있는 누군가의 영화는 한데 어우러져 예술가의 작업실을 몰래 훔쳐보는 설렘을 선사합니다.
실제로 ‘영시’는 책방이자 영화 창작자들의 아지트입니다. 창작자들의 영화·연기 워크숍과 소규모 상영회, 북 토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곳에서 진행됩니다.
다채롭게 자기 모습을 변화시켜 책과 사람, 대화와 작품 사이를 오가고, 그 시간을 포착하고 투영해 ‘영시’로 완성됩니다.
서촌 골목 한켠, ‘영시’는 오늘도 누군가의 시간을 비추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