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집>의 배진주 감독님과의 인터뷰입니다.
Q1. 안녕하세요. ‘혜화동로터리 영화파티’팀입니다. <마음집>에 대한 소개 및 배진주 감독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배진주 감독 :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주로 배우로 활동하면서 간헐적으로 영화 연출, 사진 촬영 등 창작 작업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마음집>은 제주 한동리에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담은 다큐멘터리입니다. 운영진과 투숙객을 중심으로 공간이 지닌 의미와 가치를 탐구했습니다.
Q2. <마음집>은 어떤 계기로 제작하게 되었나요?
배진주 감독 : 저는 오랜 뚜벅이 여행자입니다. 20대 초반부터 대중교통과 두 다리로 국내 이곳저곳을 혼자 여행했는데요, 그러면서 자연스레 게스트하우스도 많이 이용했습니다. 쉴 곳이 필요했던 저는 보통 파티 없는 조용한 게스트하우스에서 단잠을 자곤 했습니다. 영화 속 게스트하우스 ‘책닦는남자’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코로나가 터지기 전에 묵었던, 무척 좋은 기억으로 남았던 공간이었어요. 그러던 중 코로나19 펜데믹이 찾아왔습니다.
뉴스에 많은 이야기가 오갔는데,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것도 있었습니다. 어려움을 못 견딘 많은 게스트하우스가 문을 닫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문득 내게 쉼을 주었던 그곳들은 어떻게 됐을까? 없어졌을까? 생각이 일었습니다. 책닦는남자는 아직 운영 중이었습니다. 궁금해졌습니다.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극복하셨을까, 어떤 힘이 견디게 했을까… 그래서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Q3. 제주도에 머무르시면서 촬영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도 있었겠지만, 그와 함께 다양한 경험을 하셨을 것 같아요. 촬영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배진주 감독 : 선미 만복 사장님의 케미가 우선 촬영 내내 귀감이 됐어요. 오랜 결혼 생활에도 서로를 극진히 아끼는 게 전해졌습니다. 장난 식으로 틱틱거릴 때도 있는데, 거기에도 애정이 듬뿍 묻어 있는 거죠. 두 분의 애정을 가까이서 카메라에 담고 또 느낄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리고 카메라엔 담기지 않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셨는데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젊은 친구들이 무언갈 꿈꾸고 실행한다는 것에 큰 가치를 두시고 때론 눈빛이나 말로 때론 음식으로 응원해 주셨는데 지금 떠올려도 무척 따듯한 순간이에요. 영상에 중간중간 나오는 고양이 귤이도 추억으로 남았어요. 애교가 많은 친구라 잠깐만 봐도 푹 빠지게 돼요.
Q4. 작품 초반과 후반의 애니메이션이 인상적이었는데요, 다큐멘터리가 가진 전반적인 온기가 선명하게 전달되는 것 같았습니다. 애니메이션은 어떻게 기획하게 되셨는지, 제작 과정에 대해 말씀부탁드립니다.
배진주 감독 : 온기가 전해졌다니 정말 기뻐요. 촬영하러 가기 전 서면 사전 인터뷰를 먼저 진행했어요. 사장님 두 분의 이야기를 읽어 내려가면서, 그리고 과거 그 공간에서의 느낌도 더해지면서 제 마음에 먼저 따스함이 피어났습니다. 촬영 전이었지만 그런 질감이 먼저 연상됐고, 이때부터 온화한 톤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카메라도 그런 톤을 낼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하고, 다른 다큐, 애니메이션 등을 보면서 참고하기도 하고요. 애니메이션의 경은 씨도 공간을 직접 보고 느끼면 소통 및 창작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초대하기도 했어요. 촬영 기간 중에 경은 씨도 잠깐 묵으면서 그 공간과 운영진의 따스함을 함께 경험했습니다. 공간과 사람에 대한 비슷한 감정을 교류할 수 있었기에 전체적으로 어우러지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어요.
Q5. <마음집>은 팬데믹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전하려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낸 것 같았습니다. 촬영도 직접 하셨었는데 어떤 모습에 주목하고 촬영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또, 감독님께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무엇인지 말씀부탁드립니다.
배진주 감독 :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담았습니다. 투숙객을 위한 아침 토스트와 커피 준비, 청소, 빨래, 표지판 만들기 등등이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일상의 소중함이 많이 대두됐는데, 단순히 표면만이 아닌 그 속에 담긴 의미가 조명된 게 아닐까 싶어요.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딛고 지속하는 게스트하우스라고 대단히 특별할 건 없었습니다. 정갈한 일상 가운데 속속들이 숨어 있는 의미를 발견하는 데 주안점을 뒀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면은 만복 사장님이 책을 읽어주고 선미 사장님이 즐거이 듣는 장면이에요. 서로를 향한, 나아가 삶을 향한 애정이 이 집 전체를 따뜻하게 품어준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Q6. 음악을 주제로 상영했던 8회에서 배우로 만나뵈었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감독으로도 활동하시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극영화가 아닌 다큐멘터리를 작업하시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더불어 다른 다큐멘터리 작품 계획중이신지도 여쭤봅니다.
배진주 감독 : 다큐는 마음집이 처음이었고, 이전과 이후로 극영화를 만들었어요. 다큐는 또 하고 싶긴 한데 할 수 있겠죠? 이때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제작 지원에 선정돼 제작비를 충당할 수 있었어요. 또 이럴 기회가 있을까 싶습니다만…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긴다면 해야겠죠? (웃음) 개인적으로 비교적 접근성이 좀 더 나은 극영화 작업은 빠르면 내년부터 다시 시작해 보려고 해요. 최근엔 무대를 통해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떠올라 희곡을 쓰고 있습니다.
Q7. 감독님께서 <마음집>, 혹은 ‘만남’을 떠올렸을 때 생각나시는 음악이 있을까요?
배진주 감독 : 성시경의 <오, 사랑>이요. 시련 없는 인생이 없는 것 같아요. 언제 어떻게 올지 모르지만 잘 버티고 견디고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가사 중에 ‘꽃잎은 말라가고 힘찬 나무들조차 하얗게 앙상하게 변해도 들어줘 이렇게 끈질기게 선명하게 그댈 부르는 이 목소리 따라’라는 구절이 있어요. 혼자인 것 같고 삶이 너무도 무겁고 버거워 주저앉고 싶을 때 만남을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어려움도 지나가고 당신을 사랑하는 이가 반드시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걸요.
Q8. 영화를 꾸준히 만들게 하는 원동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배진주 감독 : 찬란한 인생이요. 극영화는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을 토대로 영화를 만들었어요. 그냥 혼자 느끼고 경험하고 지나치기엔 아름다운 순간을 담는 식으로요. 오히려 다큐가 타인의 삶에 주목한 첫 작업이었어요. 이를 계기로 앞으론 제 인생 너머 소중한 이들의 삶도 더 담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Q9. 마지막으로 감독님의 작품 <마음집>을 향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배진주 감독 : 관객을 만나 온기를 전하고 싶었는데, 오래 걸렸습니다. 3년 전 만든 영화이지만 지금 관객을 만난 이유가 또 있지 않을까 싶어요. 딱 한 분이라도 좋으니 마음에 가닿았으면 좋겠습니다. 작은 위로가 되기를요. 마음집에 또 하나의 마음이 쌓이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