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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라는 이름표

마음을 튼튼하게 하는 감정 중심 부모교육

by 한아름


예측불가능한, 불확실한, AI로 대치되는, 결정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시대를 지칭하는 키워드 들이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은 너무도 빠르게 변해서 적응하는데 멀미가 난다. '아~ 그렇구나!' 하고 조금 이해해 보려고 하면 세상은 또 저 멀리 달아나 쫓아가는 나를 지치고 좌절하게 만들곤 한다. 급속도로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잘 적응하고 변화를 선도하는 사람들이 존경스러우면서도 그렇지 못한 나는 슬퍼지고 자포자기하고 싶어 진다. 그러다가 인생의 절반 이상을 살아온 나도 이렇게 막막한데 이제 막 초입에 들어선 우리 아이들은 얼마나 무서울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더불어 부모인 우리들이 살아온 세상에 맞춰하는 지도가, 멀미 나도록 빠르게 변화하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 세상에도 맞을까? 우리는 무슨 자신감으로 아이들을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하라고 강요하고 있나? 아이들의 미래를 우리가 책임질 수 있을까? 책임지지 못한다면 자신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아이로 성장하도록 도우려면 부모인 우리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 생각이 많아지고 고민이 깊어진다.


어떤 세상을 살든 우리는 순간순간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며 살아간다. 부모역할도 그렇다. 우리는 부모가 되고 순간순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최선을 다해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그런데 지나고 나면 후회는 늘 그림자처럼 따라온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너무 많이 허용해서 후회, 자유를 너무 적게 주어서 후회, 너무 많이 지도해서 후회, 지도 없이 지켜만 봐서 후회, 과하게 보호해서 후회, 강하게 키우고 싶어 스스로 다하게 해서 후회.... 후회의 연속인 부모 역할의 중심을 잡으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우리 아이들도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하고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중심을 잡고 살아가야 한다. 그럼 부모인 우리들은 빠르게 변하는 이 세상에 아이들이 적응하고 살아가기 위한 자질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자기 신뢰감, 자기 이해능력, 의사소통 능력, 대인관계 능력, 창의성, 협업능력, 자존감. 문제해결능력. 창의성 등....


난 지금 내 아이에게 맞는 돌봄을 하고 있는 것일까?

농사를 지을 때 농작물을 잘 길러 만족스러운 수확을 하기 위해서는 땅과 기후 환경을 먼저 살피고 농작물에 맞게 물을 더 주고 덜 주고 바람을 맞도록 기다려 주고 바람을 모두 막아주고 햇빛을 적절하게 조절해주고 하는 것처럼 내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어린 새싹은 조금 더 섬세한 돌봄이 필요하고 큰 작물은 지켜보는 힘이 필요한 것처럼 우리 아이들을 키우는 것도 발달단계에 따라 그때그때 필요한 사랑이 다를 텐데 나는 어떻게 사랑을 주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지금 우리 아이에게 맞는 사랑은 무엇이고 그 사랑이 부족하거나 넘쳤을 때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우리 아이는 지금 자신이 성장하고 있는 환경에서 편안함과 행복, 만족감을 느끼고 있을까? 불안하고 두려울까? 외롭고 쓸쓸할까?

아이에 앞서 아이를 키우는 나는 어떤 사랑을 받아서 지금 이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어떤 사랑이 부족해서 도망치고 주저앉고 싶은 날들이 많을까?


나무-게티이미지

우리가 살아온 시간을 되돌아볼까? 나는 어디에 집중하며 살았을까? 보이는 부분, 아니면 보이지 않지만 나만의 중심을 잡는 부분... 보통 우리는 사회화라는 이름으로 보이는 부분에 집중하며 살아가게 된다. 그리고 잘 살고 있다고 자부하기도 하고 힘든 허들을 넘느라 내가 어떤 상태인지도 모르고 살아가고 시간이 흘러 보면 누군가는 참 살았다고 스스로를 격려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산다는 게 뭔가를 읊조리며 중심을 잡으려 자신의 삶을 반추하기도 한다. 나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 아이를 보기 전에 나를 먼저 보면 어떨까?



그림-게티이미지


뿌리와 열매와 잎 중 어느 부분의 성장에 집중하는 것이 이 나무를 튼튼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것일까? 우리는 어느 부분에 집중하며 키워졌을까? 그리고 우리 아이들은 지금 어느 부분에 집중하며 돌보고 있나? 우리 부모님들은 최선을 다해 키웠다고 하고 우리 또한 최선을 다해 키우는데 우리는, 우리 아이들은 왜 우리의 부모의 기대와 다르게 성장하는 사람들이 많고 힘들어할까? 만족스럽지 않음을 만족스러운 관계로 바꾸려면 무엇을 하면 좋을까?


보이지 않는 부분, 사람은 어디일까? 식물의 뿌리는 사람의 마음이다. 마음을 먼저 관찰하고 표현하고 조절하고 억제하는 방법을 알게 한다면 튼튼한 뿌리내림 후에 굵은 줄기와 풍성한 잎과 열매가 맺히듯, 사람도 마음이 튼튼하고 건강하면 자신만의 건강한 삶을 살아낼 수 있지 않을까? 마음이 튼튼한 사람은 삶도 좀 더 힘 있게 살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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