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을 가리기 위한 안간힘

by 김성희

멀쩡한 며칠을 보내다가

한 번씩 밀려오는 악몽은

걷잡을 수 없이 내 삶을 갉아먹는다.


시간이 지나면

희미해지는 감정 앞에서도

지울 수 없는 기억 때문에

나 자신은 정신적으로 미쳐가고 있었다

같은 공간에 머물러

타인보다 못한 관계로 지내는 시간

'과연 이 삶이 맞는 것일까?'


복수심에 사로 잡혀

그의 행복을 가로막고

나의 행복조차 가로막고 있는 이 시간이

과연 맞는 것일까?


처음엔 감당하기 힘들어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그다음엔

무너진 내 삶을 냉정하게 보려고 노력했고

이혼소송과 상간녀 소송, 위자료 소송을

진행하려 했다


무엇하나 쉬운 게 없었고

경제적 정신적 문제를 감당하기에

쉽지 않았다

결국 나는 초라한 나 자신을 확인했을 뿐이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세상에서 제일 한심하고 바보 같은 사람이

바로 '나'라는 것을 재증명했을 뿐이었다


내 상처와 상관없이

아이들의 실망과 상관없이

아무렇지 않게 일상을 살아가는 그를 보며

소름이 끼쳤다


양심이라는 것이 있는 있는 것일까?

사람이긴 한 것일까?

그의 모든 행동들이 악마 같았다

왜 피해자인 나는 일어서는 것조차 힘든데

가해자인 그는 아무렇지 않은 것일까?


그런 현실 앞에

내 감정은 더 무너져 내렸다

단 한 번의 사과 없이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하고

일상을 살아가는 그를 보며......


나를 지탱하려고

흔들리는 삶을 지탱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온종일 쉴새 없는 시간을 보내며

몸과 마음의 틈을 주지 않았던 몇 년의 시간

그것은 아픈 현실에 대한 도피이자

살고자 했던 안간힘을 쓰는 시간이었다


언제까지 피해자로 살아갈 것인가?

나는 이제

고통을 피하기 위한 시간이 아닌

남은 내 삶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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