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켜쥔다고 내 것이 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마음은 움켜쥘 수 없는 것
사랑을 고백하는 것도 용기가 필요하고
사랑을 놓아주는 것은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나를 배신하고 나를 힘들게 하는
상처 준 이들을 용서하는 일
나는 사랑을 고백하는 용기는 있었으나
이제 과거의 사랑으로 변해버린 그를
아직도 놓아주지 못했다
또한 여전히
그의 외도를 용서하지 못했다
어쩌다 내가 이지경이 되었을 끼?
그토록 지키려고 했던 사랑이
가족이라는 성벽이
한순간에 허물어질 수 있는지
20년을 넘게 지탱해 온 노력과 사랑의 흔적들은 사라지고
가슴 구석구석에 가시로 가득한
아픈 상처로만 채워졌을까
오늘이 지나면
과거가 될 모든 일들일 텐데
1년이 지나면
내 삶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기억조차 희미해질 텐데
나는 왜
과거의 상처 때문에 이토록 힘들어하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어있는 것일까?
언제쯤이면
아무렇지 않게 용기 내어
헝클어져 있는 내 삶을 정리할 수 있을까?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매일을 버티고 살아내는 내가
정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살아질
그런 날을 희망해 본다
무엇보다 나를 위해
용기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뒤바뀌는 내 감정과 마음들을
조금 더 냉정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현명하고 지혜로운 나이고 싶다
놓아주고 싶다
과거가 되어버린 사랑을
이미 지나버린 아픈 상처를
되돌아올 수 없는 수많은 과거를
그리고 비로소
나의 영혼이 자유로워지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철없던 시절에는
아무렇지 않았을 그 이별이
세월이 흘러 나이가 먹으니
이별 앞에서도 구차한 변명들을 찾고 있는 것인지
때로는 단순하고 싶다
이렇게 아픈 상처 앞에서
쓰레기 같은 사람들 앞에서
두 번 다시 안 볼 것처럼 끈어내고 싶다
과거의 사랑이든
현재의 사랑이든
사랑하는 사람을 놓아주는 일은
정말 정말
생각보다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힘이 들 땐 그저 앞만 보고 살아'
시간이 해결해 줄 거야"라는
지인의 말이 떠오른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든
어떤 해결이 되겠지.
어떠한 선택을 하던 후회는 남을 테니'라는
막연한 생각뒤에 숨으려 하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