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사랑
깊은 사랑
독한 사랑
죽고 못살게 되어 서로에게
미친 듯이 달려가는 사랑
이 모든 것이 호르몬의 장난이라면?
상대를 보고 첫눈에 반하게 만드는 '도파민'
사랑에 눈멀게 하여 콩깍지 호르몬인 '페닐에틸아민'
스킨십을 하게 되면 나오는 '옥시토신'
그리고 사랑을 유지하게 만드는 '엔도르핀'
온종일 서로를 향하게 만드는 굴지의 호르몬들
단 한 사람이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왜 그토록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독점'하려 하는가?
사랑하는 사람을 자신의 삶을 채우려 욕망하는가?
우리가 사랑하는 그 사람은
소유물이 아니어서 내 것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사랑의 미명하에 사랑하는 사람을
자신의 삶에 구속하지 않기를
오직 존재로서의 사랑을 하는 그런 사랑이길
사랑을 잃고 사랑을 알았다
사랑은 소유욕이 아니라
상대가 스스로 나를 생각하게 하며
'너'라는 존재와 '나'라는 존재가
자기다움으로 살아가는 것을
서로가 응원하며 지켜봐 주는 것
내가 그 사람의 무엇 때문에 선택한 것을
내려놓는 것
나의 희망을 그 사람에게 기대하지 않음으로써
행복할 수 있는 사랑
사랑은 내려놓고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온전히 서로의 존재로서 더 깊이 사랑할 수 있음을
사랑에 무지했던 나를
내 방식대로의 사랑을 원했던
이기적인 나를
행복은 행복을 추구하지 않을 때
행복할 수 있다는 역설적인 말처럼
사랑을 어떤 방식으로 사랑이라 단정 짓지 않을 때
우리는 온전한 사랑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사람을
사랑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그 오만함을 버릴 때
우리는 평온하고 깊고 오랜 사랑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한때 목숨처럼 귀하게 여겼던 사랑은
물거품처럼 사라진 것이 아니라
우리들 스스로의 환상이었음을
내가 가장 아픈 상처로 기억되는 것은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내 상식의 틀을 벗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때로
내 상식은 누군가에게 비상식일 수 있다고
그러니 내가 생각하는 그 비상식이
그에게 상식일 수 있음을
나는
처절한 고통뒤에 깨달았다
26년의 삶을 함께 했지만
여전히 나는 그에 대해 무지함을
스스로 인정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