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집착 사이에서

by 김성희

"붙잡는다고 다 내 것이 되는 것이 아니다"


얼마만큼 관심을 가져야 사랑인지

얼마만큼 깊은 관심을 가져야 집착인지 모르겠다

사랑은 관심인데 관심이 부담스럽다면 그것은 집착일까?

걱정하는 마음이 사랑이라 여겼다

믿어주는 마음 또한 사랑이라 생각했다

나에게 상대를 가두지 않는 게 진정한 사랑이라 여겼다

나의 사랑이 상대를 발목잡지 않는 게 진정한 사랑이라고 여겼던 나만의 철학


매일 같이 술을 먹고 오던 그 사람

걱정되어 연락을 여러 번 하면 돌아오는 답변은

"너 의부증이냐?"

사랑은 상대를 안심시켜야 하는 게 아닌가?

사랑은 상대를 편안하게 해 주는 게 아닌가?

내 사랑하는 방식이 상대와 충돌한다

그럴 때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하는 이 방식은 사랑이 맞을까? 정말 집착일까?

갑자기 나 자신이 그에게 매달리는 것 같아서

그의 삶에 방해가 되는 것 같아서

자존심이 상했다



"너 결혼한 사람이야. 시간이 몇 시인데 여태 술을 마셔?

너 하고 싶은 대로 살 거면 나랑 왜 결혼했어? 혼자 살아!"

다음날 나는 화가 난 내 감정을 드러냈다

너무도 자유로운 그,

사랑 앞에서도 도덕과 윤리, 내 의무감, 책임감을

벗어나지 않는 나

우리는 참으로 로또처럼 맞지 않았다


군 제대 후 24살의 나이로 결혼한 그

얼마나 놀고 싶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을까?

친구들은 대학에 다니고 이 사람은 결혼을 했다

그래서 나는 안쓰러운 마음에 그에게 더 자유를 주고 싶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난 그의 아내였지

누나도, 엄마도 아니었는데 무슨 오지랖이었을까?

내가 아내처럼 굴었어야 했는데

나는 그러지 않았다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알아서 했고

남편에게 기댈 수 있는 것조차 혼자 하려 했다

그래서였을까?

그토록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으로 그를 만든 것이 나 때문이었을까?


나는 너의 아내고

너는 아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고

아이들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고

가정을 위해 네 위치가 무엇인지 확실히 말해줬어야 했을까?

무슨 생각으로 나는 그에게

그의 인생을 마냥 자유롭게 놓아주었을까?


이런 내가 상대에게

"너는 혼자서도 잘 살 사람이야"라는 인식을 심어 준 것일까?

힘들다고 징징대고 남편의 자리에 항상

그를 앉혀놓았어야 할까?

수없이 생각하고 생각해도 나의 결론은

'내 사랑으로 상대를 구속하지 않는다"였다


집착

생각해 보면 그에게 집착처럼 느껴졌을지 모를 사랑이었다

나는 무엇이든 앞뒤가 맞았어야 했고

여러 번의 거짓을 보면 두 번 다시 믿지 않는

선입견을 가진 사람이었다

누구 말대로 한번 사람을 조지기 시작하면

숨이 막힐 정도였다

몇 년에 한 번 나는 그를 조졌다

그 한 번이 그에게 나는 강하고 독한 여자로 둔갑해 있었다


"사람이 빈틈이 있어야지. 너 같은 사람 힘들어"

한 번은 그 사람의 엄마가 내게 그리 말했다

나는 빈틈이 없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저 책임감이 강하고 거짓을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나의 성격이 그들의 눈에는

꼬장꼬장한 인간으로 보였나 보다

저 말뒤에 숨겨진 건

"그래서 우리 아들이 힘들어."였을지 모르겠다

얼렁뚱땅 넘어가는, 그 진심 없이 보였던 말투 행동이

나에겐 역겨운 사람으로 비추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한 번 사람을 흔들면 내 온 세포들 조차

그 싸움에 살기가 돋을 만큼 상대를 찔러댔다


그렇게 나는 내가

정말 정신병자가 되어가는 기분이었다

이러는 게 정말 사랑일까?

집착일까?

그 경계에서 기준이라는 것은

누구의 기준이 되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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