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지 않는 바람처럼

by 김성희

바람처럼 흘러가리라

손에 잡히지 않는 바람처럼

그렇게 내 손가락 사이를

볼을 스치고

머릿결을 흩날리고


삶은

바람처럼 머물지 않고

나는 쉴 새 없이 삶이라는 바람을 타고

드넓은 우주공간을 떠다니는 먼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질긴 목숨

아니

언제 끝날지 모를 목숨을

아슬아슬하게 부여잡고

영원을 살 것처럼

오늘을 살아가는가


내게 스치는 사람들이여

모든 인연들이여

머물지 않고 떠나갈 모든 것들이여


내 삶에 잠시 머물다 갈

아픈 상처를

깊은 사랑을

머물고 싶은 만큼 머물다

있었던 듯 없었던 듯

그렇게 내 삶에서 떠나가길


빠르게 흘러가길 바라던 시간도

멈추었으면 하는 순간들도

조용히 두 눈을 감고 떠나보낸다


내가 나를 떠나는 순간에도

바람처럼 가볍게

나의 영혼이

유유히 몸에서 벗어나길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어느 곳에도 머물지 않는 바람처럼

그렇게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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