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듯 잠에 취해

by 김성희

일을 그만두고 쉬고 있는 요즘

나의 일상이 무서워졌다.

나는 잠에 취해 있는 중이다.

상상을 초월할 만큼 잠을 자고 있다.


몇 날 며칠을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내 의지와 관계없이 잠을 잔다.

수면제라도

아니 마취제라도 투여받은 것처럼

언제 잠들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자고 또 자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


마치 세상을 다 살은 사람처럼

아무 의욕도 없는 사람처럼

무언가에 홀려

계속 잠에서 헤매고 있는 사람처럼


아니면

이 현실을 도피하고 싶은 것일까?


잠이 들었는지도 모르고

잠에서 깨어날 때면 소름이 끼치곤 한다.

'나 왜 이러지?'

'살아 있는 사람도 죽어 있는 사람도 아닌 것 같아'

마치 병든 닭처럼, 병실에 누워있는 환자처럼

틈만 나면 자고 있는 시간들이 아깝기까지 하다.


아무것도 하는 것 없이

이렇고 있는 내가 마치 '식충이'같은

벌레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살고자 하는 본능에 끌려

배고픔을 느끼고 먹고, 자고......


어쩌면 나는

애쓰며 살아온, 또 살아내야 할

전쟁 같은 삶의 굴레에서

그런 세상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살아지겠지 또 살아지겠지.

살...... 아...... 질...... 까???????


가끔은

이렇게 잠들어 있는 내가 깨지 않았으면 좋겠다.



월요일 연재
이전 02화머물지 않는 바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