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많아지면서 가장 먼저 멀어진 건 사람도, 세상도 아닌 내 핸드폰 속의 ‘인스타그램’ 앱이었다.
평소의 나는 인스타그램을 꽤 즐기는 편이었다. 자랑하고 싶은 순간, 기록하고 싶은 찰나를 정성껏 골라 올리며 내 삶을 큐레이션 하던 나였는데, 이제는 앱 아이콘을 누르는 것 자체가 꺼려진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무섭다.
물론 나도 안다. 거기 올라오는 화사한 사진들이 각자의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만 잘라낸 ‘전시용’이라는 걸. 나 또한 그 시스템의 충실한 이용자였으니 누구보다 잘 안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 머리로는 이미 수백 번도 더 뇌새겼다.
하지만 툭 치면 눈물이 터질 것 같은 지금의 나에게, 인스타그램은 더 이상 소통의 창구가 아니다. 그저 나를 끝없이 타인과 비교하게 만드는 잔인한 거울일 뿐이다.
내 주변에는 분명 다양한 방식의 삶이 존재한다. 혼자 독립적으로 멋지게 살아가는 사람, 커리어에 미쳐 있는 사람, 화려한 인플루언서, 취미 생활로 하루를 꽉 채우는 사람들까지. 그런데 사람은 자기 결핍만 타인에게서 골라본다더니, 정말 그렇더라. 이제는 결혼해서 알콩달콩 사는 신혼부부나 육아에 전념하는 친구들의 피드만 보면 마음이 몽글하게 번지다 못해 시큰거린다.
그 기분은 마치 이런 거다. 나는 마라톤 대회의 피니시 라인을 너무나 넘어가고 싶은데, 몸이 준비되지 않아 트레이닝조차 시작하지 못한 채 출발선 근처에서 전전긍긍하는 마음.
주변 사람들은 다 그대로인데, 나만 고장 난 것 같다. 다들 제 속도대로 잘만 나아가는 것 같은데 왜 나만 멈춰서서 남들의 뒷모습만 세고 있는지 모르겠다. 갖고 싶은 장난감을 갖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며 슬퍼하는 어린아이가 내 안에 들어앉은 기분이다.
이런 유치한 마음이 드는 내가 참 별로다.
그런데 별로인 내 마음조차 숨길 기운이 없어서, 나는 그냥 오늘도 인스타그램을 최대한 멀리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