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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루고 싶은 한 가지

by 작꾸천치

나는 20년 넘게 기타를 치며 교회에서 찬양 인도를 해오고 있다. 손끝으로 현을 튕길 때마다, 코드를 바꿔가며 연주할 때마다 내 영혼도 함께 진동했다. 때로는 뜨거운 은혜의 강물 속에서, 때로는 고요한 묵상의 정적 속에서 기타 선율을 타고 흘러가는 찬양들은 내 삶의 호흡이 되었다. 그 시간들 속에서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릴 수 있었음에 나는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찬양은 나의 신앙과 삶의 중심이 되었고, 어둠의 골짜기를 지날 때도 나를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되어주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50대가 된 지금, 마음속에 너무나도 하고 싶은 일들이 많지만, 내 마음 깊은 곳에 한 가지 간절한 꿈이 있다. 바로 피아노를 배우는 것이다. 그저 취미가 아닌, 영혼의 갈망으로. 언젠가 나무로 된 의자에 앉아 검은건반과 흰건반 위를 오가며 피아노를 연주하는 순간을 꿈꾼다. 그 상상만으로도 내 마음은 벌써 떨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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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와 피아노는 서로 다른 언어를 말한다. 기타는 손끝으로 현을 튕기며 또는 코드를 치며 리듬의 파도를 만들어내지만, 피아노는 열 손가락으로 건반 하나하나를 눌러 천상의 멜로디를 정교하게 그려낸다. 기타가 회중과 함께 어깨를 들썩이며 찬양하는 친근한 동반자라면, 피아노는 깊은 바닷속으로 잠수하듯 내면의 묵상으로 이끄는 인도자다. 나는 그 심연의 깊이를 경험하고 싶다. 그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찬양이 하늘 보좌에 더욱 풍성하게 닿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새로운 악기를 배우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20년 동안 익숙해진 기타의 품을 벗어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손가락은 어색하게 움직이고, 때로는 그 어색함에 손가락끼리 충돌도 하고, 화음은 낯선 형태로 쌓이며, 때로는 가장 기본적인 코드 하나도 잡기 힘든 날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이 나에게는 감사와 기쁨이다. 하나님을 향한 찬양을 위한 여정이라면, 그 어떤 수고와 실패도 값진 제물이 될 것이다.




내가 그리는 모습은 결코 화려하지 않다. 조용한 예배당의 나무 의자에 앉아, 두 손을 건반 위에 올리고, 내 영혼의 고백을 피아노를 통해 쏟아내는 것. 그 찬양이 누군가의 메마른 영혼에 단비가 되고, 상처 입은 마음에 향유가 되어 흘러들어 가는 것. 그것만으로 내 소망은 충분히 이루어진 것이다.

찬양은 단순한 음악이 아니다. 그것은 내 영혼이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간절한 기도이며, 가장 순수한 신앙의 고백이다. 이제 나는 그 고백을 피아노의 음색에 실어 보내고 싶다. 내 손끝에서 태어나는 선율 하나하나가 하늘 보좌를 향해 올라가는 향기로운 제물이 되기를 소망하며, 나는 오늘도 조금씩 피아노에 대한 나의 꿈을 키워나간다.




이 여정의 시작점에서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왜 피아노를 배우고 싶은 걸까?" 그 대답은 내 영혼 깊은 곳에서 울려온다. 단순히 새로운 악기를 익히는 것을 넘어, 나는 찬양의 더 깊은 차원을 발견하고 싶다. 피아노의 울림 속에는 내가 아직 만나지 못한 하나님의 세계가 있고 그 세계를 내 손가락으로 직접 열어젖히고 싶다. 피아노의 각 건반이 열어주는 천국의 문을 통해, 더 깊은 예배의 자리로 나아가고 싶다.




나는 이 배움의 과정에서 인내와 겸손, 그리고 끈기를 더 배우게 될 것이다. 처음에는 서툴고 불완전할지라도, 그 작은 발걸음 하나하나가 하나님께 드리는 정성 어린 예물임을 알기에 감사하며 나아갈 것이다. 하나님께서 내 마음에 심어주신 이 간절한 열망을 이루기 위해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언젠가, 내 손가락이 건반 위를 자유롭게 춤추며 하나님을 찬양하는 그날이 올 때까지, 나는 한 음 한 음 배워나갈 것이다. 그리고 그날이 오면, 내 영혼의 모든 찬미와 감사를 피아노에 실어 하늘로 올려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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