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속의 나 VS 세상 속의 나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과연 어떤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을까? 믿음의 눈으로? 아니면 세상의 눈으로?
솔직히 고백하자면, 크리스천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종종 세상의 눈으로 현실을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눈앞에 보이는 것, 사람들이 말하는 것, 당장의 결과가 전부라고 여길 때가 많았습니다. 확실한 증거가 없으면 불안해지고, 계획이 틀어지면 좌절하기도 했습니다. 마치 도마처럼 '보지 않으면 믿지 않겠다'는 태도를 취하며 살았던 날들이 많았습니다.
우리는 모두 어느 정도 세상의 눈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결과를 확인해야 안심이 되고, 보이는 증거가 있어야 움직이고, 나에게 유익이 되는 것만 따라갑니다. 하지만 세상의 눈으로만 살아가면 불안과 걱정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조금만 틀어져도 흔들리고, 실패하면 길을 잃어버립니다. 그리고 이런 시선은 우리를 점점 하나님에게서 멀어지게 합니다.
반면, 믿음의 눈을 가진 사람들은 다릅니다. 그들은 실패 속에서도 하나님의 계획을 보고, 지금 보이지 않는 가능성을 믿으며, 눈앞에 캄캄한 현실 더 뒤편에 소망을 보며 나아갑니다. 마치 새벽이 올 것을 알기에 어두운 밤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처럼, 그들은 현실의 어려움 속에서도 소망을 품습니다.
히브리서 11장 1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 믿음의 눈은 아직 보이지 않는 것들을 마치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바라보는 능력입니다.
가끔 저는 스스로가 이중적이라고 느낍니다. 주일에는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고백하면서도,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세상의 기준으로 성공과 실패를 판단합니다. 기도하며 모든 것을 맡기겠다고 다짐하고도, 내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불안해합니다.
이 두 시선 사이에서 갈등할 때마다, 저는 성경 속 인물들을 떠올립니다. 아브라함은 자식이 없는 상황에서도 "하늘의 별처럼 많은 자손"을 약속받고 믿었습니다. 다윗은 골리앗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바울은 감옥에서도 찬송을 부를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현실의 어려움 속에서도 믿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았습니다.
어느 날, 저는 스스로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나는 진정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가?" 이 질문을 던지는 순간, 제가 얼마나 세상의 시선에 갇혀 있었는지 깨달았습니다.
믿음이란 확실한 답이 없더라도 한 걸음 내딛는 용기입니다. 눈앞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아는 지혜입니다. 세상의 눈으로 보면 미련한 선택일지라도, 믿음의 눈으로 보면 가장 가치 있는 길일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회사가 어려워졌을 때, 저는 처음에 불안과 두려움에 휩싸였습니다. 세상의 눈으로만 상황을 바라보고, 들리는 얘기에, 언론에서 나오는 뉴스에 온 마음과 정신을 빼앗겨 버리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도하는 시간을 늘리고, 말씀을 더 깊이 묵상하면서 조금씩 시선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제가 배울 것이 있고, 하나님이 새로운 길을 열어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 시간을 통해 사업의 방향을 전환하게 되었고, 오히려 위기가 기회가 되어 지금은 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해답은 분명합니다. 믿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한 번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선택해야 하는 여정입니다. 저는 여전히 흔들릴 것입니다. 때로는 세상의 눈에 갇혀 불안해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다시 한번 믿음의 눈으로 세상을 보려 합니다.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하나님의 계획을 신뢰하고,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이루어질 것을 기대하며 살아가려 합니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라" (고린도후서 4:18)
그렇게 믿음의 눈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 지금은 보이지 않는 길이 선명하게 펼쳐질 날이 올 것이며, 그리고 그때 우리는 비로소 깨닫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