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넘기기가 아닌 공동의 책임으로...
최근 교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프레임에 맞춰 나온 정부의 시책을 비판하면서 나온 이야기 중 다른 이야기들은 공감이 안 되었지만, '상호 책임'져야 한다는 문구는 가슴에 콱 박혔다. 우리 사회에서 공동의 책임을 자꾸만 '누군가'의 책임으로 몰아가고 있어서 많은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회사에서 업무를 하고 있다 보면, 어떻게 조직이 운영되는지를 보게 된다. 실무자가 실제로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고, 이 업무를 지시한 팀장급 관리자가 관리를 하고, 그리고 그 부서를 운영하는 임원급 관리자가 전문적인 책임을 지고, 그리고 최종적으로 회사의 대표가 이 모든 일들에 책임을 진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구성원들은 서로에게 기대어 자신있게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 중 누구 하나라도 어떠한 책임을 지지 않게 된다면 무임승차가 이루어져서 업무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사건들은 학생과 평교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들이 마냥 두 주체가 전부인 것이 아니라 그 학생을 양육하는 부모와 평교사를 관리하는 교감/교장, 더 나아가서는 교육청까지 이 모두 이 관계 속에 연관을 띄게 된다. 그런데 모두 학생의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평교사'에게 짐을 지우다 보니, 교권의 추락이 된 것일 것이다. 사실 '교권'이라는 단어보다는 선생님에 대한 존중이라는 편이 더 맞을 것이다. '스승의 은혜'는 아니라 하더라도 교사의 인권이 무시되는 환경은 무엇인가 잘못된 상황이다. 실제 하루 중 일정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 아동학대가 일어난다면 진짜 큰 일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에는 '아동학대'가 맞는지 여부부터 시작해서, 그 행동이 '범죄'이기 보다는 '실수'일 경우가 훨씬 많다. 누구에게도 어떠한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환경은 올바르지 않다. 부모로서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수많은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교사는 전혀 실수할 수 없다는 너무나 잘못된 생각일 것이다.
학교를 떠나서 사회 구성원으로 상호의 책임을 느껴야 한다. '전관'이라서 봐주는 것이 아니라 서로 책임을 느껴서 이 사회가 잘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역할은 다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 떠맡기는 일들은 옳지 않다. 오롯히 혼자서 책임을 져야 한다면 그것만큼 어려운 상황은 없을 것이다. (자영업을 시작하게 되면 이 부분이 가장 어려운 일이 된다.) 공무원이든 회사든 가족이든 그 어느 곳에서도 서로가 서로에게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갈 때 이 사회가 올바른 방향을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서로에 대한 마음까지 달라서는 안 된다. 나만 괜찮다는 생각을 한다면 결국 우리에게 남는 것은 더 풍요롭게 살면서 더 외롭고 즐거운 일을 하면서도 기분이 좋지 않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로가 기대어 살 수 있는 '人'의 정신이 필요한 시대가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