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 남학생을 대하는 자세

그 애가 미쳤거나 내가 미칠 예정이거나

by 연꽃부용

세상에 없는 캐릭터가 탄생한다


분명 열네 살, 중1 때까진 사람이었다

물론 어디로 튈지 예상안이 몇 가지로 추려지기도 했다


코시국이 열리며 얼굴 반은 항상 마스크 안에 감춰져 있고

두 눈만 빼꼼히


아, 그 눈빛

별처럼 반짝반짝

맑은 호수 반짝이는 물결처럼 초롱초롱

그래, 중1 때까진 분명 그랬다


어떻게 1년을 보내고 중2가 되었는지 모르게

날림으로 중2 남학생이 됐다


소리 소문 없이, 구렁이 담 넘듯, 학교도 거의 등교하지 않은 채, 꽁으로 두 학년을 건너뛰었다

절대 인정할 수 없는, 빈틈이 많고, 얼척이 없는 21학년도 중2, 그것도 남! 남! 학생!


여학생은 이렇지 않더라니

아! 여학생들은 절대 이렇지 않다, 내가 아는 중2 여학생들은 이 남학생과 다르다


어떤 상황 앞에서도 꿋꿋하게 대답하지 않는다

그러나 어쩌다 하는 외마디 대답도 가관이다

단답형

외마디

길다해도 세 마디 이상 길어지지 않는다


대가리가 굵어지고

기럭지도 목을 꺾어봐야 할 만큼 길어지고

힘도 세지고

그나마 다행인 건 빼짝 마른 꼬챙이 같아

아직은 힘으로 해볼만 하다는 것


꼭지가 도는 건 아버지 신분을 가진 남자한테서 끝나지 않는다


MPTI 유형 테스트


서, 서, 성직자형?!


그래, 이 녀석 사주는 화국이었다

잊고 있었다


매번 이제 겨우 세상물정 15년차인 이 녀석 앞에서

뚜껑이 열리고 증기가 폭발했던 이유가 있었다


화국


어느 사주보다 선천적으로 복을 갖고 태어난 홍국이라고 말하는 그 팔자다


전생에 월곡사 주지로 살다 수행으로 일생을 보냈다는 녀석의 비화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태몽부터가 용왕의 아들이 변신해 뭍으로 오르더라니, 내가 아무래도 향후 몇 년 뒤 이 놈의 수발 드는 보살행을 닦게 되지나 않을까 싶다


그래도 희망은 중3이 되면 멋있어지겠다고 호언한 녀석의 말, 지금으로서는 자꾸 끓어오르는 냄비뚜껑 같은 성질을 죽이는 동아줄


비나이다 비나이다

사람처럼 살게 하십시오

성자 아닌 사람처럼 살게 하십시오


아멘

나무석가모니불

옴 샨티 샨티 샨티히


이전 06화삶만이 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