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일랜드에서 1년 동안 살았고 코스타커피에서 약 10개월간 일했다.
비교적 잡을 빨리 구한 편인데 일주일 정도 걸린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코스타커피, 스타벅스, 인썸니아, 로컬카페 등 동시에 합격할 수 있었고 내가 직접 고를 수 있는 행운도 있었다.
물론 시기적으로도 그렇고 운도 많이 따라줬겠지만 분명히 다른 지원자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있었다.
첫번째로 '첫인상'이다.
CV를 돌릴 때 아무 생각 없이 신문 돌리듯 하면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CV를 받는 입장이 되어보면 왜 그런지 쉽게 알 수 있다.
실제로 수많은 지원자들이 매일 CV를 들고 오는데, 그중 밝고 친근한 인상을 주는 사람은 손에 꼽는다.
대부분은 무표정하게 CV만 두고 가는데 잘 생각해 보면, 매니저 입장에서는 '나랑 잘 맞고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내가 일하는 동안 세 명의 매니저와 함께했는데, 모두 똑같았다.
그래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에게도 밝게 인사하고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게 중요하다.
붙게 된다면 그들과 함께 일하게 될 수도 있고, 나를 좋게 본 직원이 매니저에게 직접 어필해 줄 수도 있다.
나 역시 친절하고 성격 좋아 보이는 지원자가 오면 CV를 따로 잘 보관해 두었고, 동료들과도 종종 그 지원자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또 가능하다면 매니저에게 직접 CV를 전달하는 게 가장 좋다.
내가 코스타커피에 합격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우연히 매니저에게 직접 CV를 건넸고, 운 좋게도 좋은 첫인상을 남겼다.
그때는 풀타임 자리가 없었음에도 매니저가 나를 좋게 봐서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결국 매니저와 직접 대화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고, 매니저가 나를 마음에 들어 하면 경력과 상관없이 합격할 수도 있다.
두번째는 '이력서'이다.
이력서의 퀄리티는 정말 중요하다.
우리 매장에서도 항상 수백 장의 CV가 쌓여 있었고, 전부 다 확인하기도 어려웠다.
대부분 빽빽하게 적힌 비슷한 이력서라, 누가 누군지 기억나지 않았다.
나도 다른 사람들과 같은 이력서를 돌린다면 어필이 어려울 것 같아 아일랜드에서 다시 만들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쓸데없는 경력과 문장들은 모두 빼고 핵심만 간결하게 담아야 한다.
실제로 가장 눈여겨보는 건 경력뿐이다.
당시 내가 만들었던 이력서이다.
이 이력서 덕분에 여러 카페에서 동시에 합격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코스타커피에 입사한 뒤에도 동료들이 내 CV를 기억하고 칭찬해 줬다.
그만큼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이력서에 큰 공을 들이지 않는다.
조금만 더 신경 써도 충분히 돋보일 수 있다.
추가적으로 잡을 구할 때, '위치 선정'에 많이 신경 써주는 걸 추천한다.
내 경험상, 시티센터보다 외곽 지역이 훨씬 수월했다.
시티센터는 CV 1장 돌리기도 힘들었고 너무 바쁜 데다 위험한 틴에이저들을 만나기 쉽다.
특히 Tallaght이나 더블린 북쪽 일부 지역은 개인적으로 추천하지 않는다.
이전 글에도 말했듯이, 아일랜드에서 바리스타로 일한다는 건 틴에이저들과의 싸움이다. 이 부분은 일하는데 상당히 많은 스트레스를 차지하고 가끔 위험한 경우도 있다. 나 역시 안 좋은 기억들이 꽤 있는데 엄청 위험했던 경험도 있었다.
되도록 Sandyford, Rathmines, Blackrock 등 안전한 구역으로 일을 구하면 좋고 주위에 Ruas가 있으면 최고다. 아일랜드는 날씨가 워낙 변덕이 심하고 버스 늦게 오는 건 기본이기 때문에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거리라면 최적의 위치일 것이다. 절대 아일랜드의 교통을 믿어서는 안 된다.
잡을 구할 때 나도 많이 불안했고, 합격하고 나서도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결국 느낀 건 하나다.
생각보다 별거 아니다.
한국인들 진짜 일 잘한다.
자신감만 있으면 된다.
빨리 잡 구해서, 일하면서 여행도 많이 다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