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지고 싶은데...
- 만져 달라고 다가올거야.
- 언제요?
- 널 믿게 되면...
- 어떻게 하면 믿는데요?
- 간식을 주거나 아니면 가만히 지켜보면 돼.
- 간식 없는데요.
- 내 거 하나 줄 테니까 줘 볼래?
- 네.
- 어어. 진짜 오네요.
- 그럼 애들한테는 아는 맛이거든.
- 아저씨 저도 간식 사서 줘도 돼요?
- 그럼. 아주 좋아할걸.
아이들에게는 장황하거나 거창한 설명이 필요 없다. 쉴새 없는 질문에 차분하고 대답만 해주면 된다. 아이들에게 있는 생명에 대한 호기심은 고양이의 호기심과 다르지 않다. 막힘 없이 눈높이 맞는 답으로 호기심만 충족시켜 주면 아이들은 알아서 그들을 이해하고 상황을 받아들인다. 마치 마른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는 듯이.
아이들이 길고양이를 보기 위해 앉아 있으면 길고양이 관련한 선물을 준다. 길고양이 사진으로 만든 그립톡, 핀버튼, 포토카드 등등. 선물을 마다하는 아이들은 없다. 그래서 나의 외출에는 길고양이 간식과 함께 언제 어디서 만날지 모르는 아이들을 위한 소소한 선물을 챙겨서 나간다.
선물을 받아 들고 대답하는 목소리는 크고 표정이 밝아지면 기분이 좋다. 선물때문이라도 아이들이 길고양이 편이 되어 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