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리망의(見利忘義)한 정권이 되지 않기를
정영효 경남일보 논설위원/진주 드림부동산 대표
견리망의란 ‘이익을 보고 의로움을 잊는다’는 뜻의 사자성어로, 장자가 조릉의 정원에 갔다가 얻은 깨달음에서 유래된 것이다. 눈앞의 이익에 사로잡혀 소중한 의리를 저버려 결국은 크게 손해를 보거나 후회하게 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견리망의는 정의와 신의를 저버리면서까지 조그마한 이익만을 추구하는 지금 세대의 작태를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조릉의 정원으로 사냥을 간 장자는 까치 한 마리를 발견하고 활을 쏘려 하는데, 까치는 이상하게도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이 까치는 사마귀를 노리고 있었고 사마귀는 사마귀대로 나무그늘에 있는 매미를 노리고 있었다. 즉, 모두들 당장 눈 앞의 이익에만 마음을 뺏겨 자신이 처함 위험을 몰랐고, 이를 본 장자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그런데 그 순간 정원관리인이 다가와 이 정원에 함부로 들어와서는 안 된다며 장자를 책망했고, 장자 역시 눈 앞의 이익 때문에 자신의 처지를 깨닫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장자 산목편)
견리망의에 대한 고사는 장자 산목편 외에 삼국지에서도 나온다. 삼국지에는 이숙이 적토마와 금은보화로 여포를 회유하는 장면이 나온다. 여포는 적토마와 금은보화라는 작은 물질에 혹해 자신의 주군(정원)을 배신하고, 다른 주군(동탁)에게 갔다. 다른 주군(동탁)의 수하가 된 여포는 초선이라는 여인의 미모에 혹해 주군(동탁)을 또다시 배신한다. 그러다 떠돌이 신세로 전락하고, 끝내는 자신의 수하에게 배신 당해 조조에게 잡혀 처형된다.
이렇듯 ‘견리망의’의 교훈은 고사뿐만 아니라, 동서고금의 역사를 통해서도 알려 준다. 19세기 말 일본제국주의는 당시 대한제국을 식민국가를 만들고, 만주를 삼킨 후에는 인도와 태평양지역까지 침략한다. 침략하는 나라가 많아질수록 일본제국주의자들은 자신 스스로가 더 위험에 빠진다는 사실을 망각했다. 스스로 패망의 길이 눈앞에 놓여 있음에도 이를 알지못하고, 심지어 진주만 공격까지 감행, 미국과 전쟁을 벌이게 된다. 결국 일본제국주의는 미국의 원자폭탄 2발 투하에 의해 무조건 항복하게 된다. 마국에까지 전쟁을 선포하는 것은 자국을 망하게 하는 길이라는 것을 몰랐던 ‘견리망의’의 교훈을 새기지 않았던 사례다. 최근에는 일어났던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국민의힘이 대선을 앞두고 벌인 자중지란도, 지금의 분란도 ‘견리망의’의 교훈을 깨닫지 못한 탓이다. 현재의 권력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큰 권력을 차지하고자 벌인 이들의 행태는 자신을 더 위험에 빠트리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견리망의’하는 바람에 스스로 자멸했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형국이 ‘견리망의’를 그대로 걷고 있다. 정치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견리망의’하는 모습이다, 특히 지도자급 행태가 더욱 더 심하다. 사사로운 이로움만을 앞세우고, 정작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의로움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 통합과 민생이 먼저’라고 외치고 있지만, 사사로이 이로움을 먼저 생각하는 게 아닌가 하며 반신반의하는 국민도 상당수다. 지금 대한민국에는 민주당 정권이 ‘내란 종식’을 부르짖으며 역대 최대, 최다 규모의 특검이 출범시켜,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국민 통합과 민생 먼저’의 이로움 보다 특검을 통해 반대파 제거 내지는 정치적 보복을 통한 정적 제거라는 사익을 먼저 챙기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깊은 것도 사실이다.
‘견리망리’의 교훈을 새기고 있다면, 내란 종식은 특검에 맡기고, 대통령과 민주당 정권은 국민 통합과 민생 회복에 먼저 모든 국정의 역량을 쏟아야 할 것이다. 또 그동안 국회에서 다수 의석의 힘으로 무리한 법을 제·개정했던 ‘입법 폭거·횡포’도 중단해야 할 것이다. 일방적 통행보다는 야당과 소통하며 협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경제의 발목을 잡는 규제 혁파는 물론 수도권 집중의 폐해를 완화하는 국토균형발전 정책도 정권 초기에 곧바로 시행에 들어가는 것도 ‘견리망의’하지 않는 것이다. 국민주권정부와 민주당 정권만은 ‘견리망의’하지 않는 정권이 되었으면 바람이다,/칼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