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서진 Sep 17. 2024

단 3시간만에 랜딩페이지를 완성해냈다.

AI의 도움없이 노가다로 해낸 결과였다

하지만 사업은 잘되면 다행이고, 안 되면 그만이라고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갑작스럽지만, 랜딩페이지를 만든 후 프로젝트 시작과 동시에 피봇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어려운 결정을 하게 된 계기를 이야기 해보려 한다.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나는 이 아이템이 나 혼자만의 생각으로만 갇혀있는 건 아닌지, 현실성이 있을지 궁금했다. 그래서 주변의 창업가 선배들에게 열심히 조언을 구하고 다녔다.

그런데 모두 비슷한 조언을 해주셨다. 


“아이템은 좋은데, 당장 서버비는 어떻게 충당할 거예요? 런웨이를 꼭 계산하고 시작하세요.”

사업은 변수가 너무 많아서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도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험이 많은 선배들의 시선에서는 내가 그 부분을 놓치고 있다는 게 명확하게 보였던 것이다.


혼자 하는 1인 사업이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나처럼 팀원이 있는 경우에는 상황이 다르다. 
나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자칫하면 팀원 모두가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씬에서 본인의 자아실현을 위해 프로젝트를 무리하게 끌고 가다가 
팀원들과 가족들까지 힘들게 만드는 대표들을 많이 봐왔기에, 
나는 절대 그런 대표는 되고 싶지 않았다.


특히 지금 함께하는 개발자님은 이번 달에 결혼을 앞두고 있었기에, 
그런 갑작스러운 리스크가 생기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PMC 챌린지를 진행하는 한 달 동안은 뭐라도 해보자는 생각에, 
고민했던 아이디어의 랜딩페이지라도 만들어보자고 했다.


처음으로 함께 합을 맞춰보는 날이었기에 전혀 기대하지 않고, 밤샐 각오로 일을 시작했다. 
놀랍게도, 우린 단 3시간 만에 랜딩페이지를 완성해냈다.

AI의 도움 없이, 그저 둘이서만 해낸 노가다 작업이었기에 더더욱 놀라웠다.


그렇게, 의도치 않은 또 다른 희망을 발견했다.

분명 나는 개발자님과 함께 만들고 있었는데, 
마치 디자이너님과 일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였다.


디자인도 너무 잘하시고, 툴 사용법을 가르쳐드릴 필요도 없었으며, 
그냥 알아서 척척 만들어내시는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랜딩페이지를 만들면서 우리가 처음 생각했던 프로젝트는
당장 실현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지만, 그 과정에서 더 중요한 것을 깨달았다. 

우리는 뭘 하든 함께 허슬하면서 나아갈 수 있는 팀워크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우리팀이 오래 갈 수 있을까에 집중하게 되었다.


오히려 이렇게 된 김에, 같이 에이전시를 만들어서 랜딩페이지 제작이나 프로토타입,
MVP 제작등 외주를 받아보는 건 어떨까 하는 이야기를 꺼냈더니 개발자님도 너무 재밌을 것 같다고 하셨다.


이렇게 안정적인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나가면서,
우리가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천천히 만들어 가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게 우리에게 더 나은 선택일지도 모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