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은 하루를 시작할 때부터 잠이 들 때까지 끊임없이 일어난다. 1만 번 정도의 생각을 한다는 주장도 있을 정도로 수치화할 수 없을 만큼의 양이 생각으로 채우고 있다. 이러한 생각들은 행동과는 달라서 구체적으로 자신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며 시간을 허비하는지, 자신의 생각 패턴이 어떠한지에 대해 드러나지 않는다. 이렇게 많은 양의 생각을 생산해내고 있는 우리들은 자신으로 비롯된 생각과 외부로부터 비롯된 생각으로 이루어진다. 힘들 때마다 스스로 어떤 생각이 먼저 떠오르는지, 어떠한 일이 생길 때마다 어떤 감정이 먼저 일어나는지에 대해 살펴본다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의 패턴을 알아낼 수 있다.
우리는 힘들고 괴로울 때 다른 사람의 위로와 격려가 도움이 된다. 또한 힘들고 괴로워하는 사람을 향해 위로와 격려를 해주기도 한다. 유독 다른 사람들로부터 위로와 격려를 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스스로 자기 자신을 돌보는데 서툴 때 강렬하게 일어난다. 자신을 어떻게 위로해야 하는지, 돌봐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몰라서일 수도 있고 그러한 경험을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스스로 자신의 그러한 모습을 자각하지 못할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갈 용기를 얻고 다시 일어서는 데 도움을 받고 있다. 자신이 듣고 싶은 말을 해주지 않을 때 실망하기도 하고 듣고 싶은 말을 해달라고 보채기도 한다. 우리가 하는 생각이 오롯이 긍정적일 수는 없지만 스스로 긍정적이지 않을 경우 타인에게서 오는 긍정적 에너지에 목말라할 수밖에 없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면서 독립적인 존재이다. 다른 사람에 대한 기대를 저버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타인에게 전적으로 자신을 내어 맡기는 것도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혼란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타인에게서 긍정적인 것들을 기대하다가는 상처받거나 실망하기 쉽다. 타인은 예측이 불가능하고 변화무쌍하며 나의 생각과 완벽하게 일치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가정 안전하고 승률이 높은 대상은 누구일까? 바로 자기 자신이다. 타인에게 기대하거나 타인에게서 좋은 것들을 받기를 기대하려는 생각 대신 자신과의 관계에서 스스로 생산해내는 편이 훨씬 현명하다.
타인으로부터 오는 위로와 공감은 나의 필요만큼 백 프로 채워지거나 완벽 할리 없다. 내가 직면한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해결사는 더더욱 될 수가 없다. 결국 나를 지키고 돌볼 대상은 나 자신밖에 남지 않는다. 때문에 서글퍼지기도 하고 외로움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우리의 삶의 무게는 내가 견뎌내야 한다는 결론이 틀리지 않다는 것쯤은 모두가 알 것이다.
어떠한 문제가 생길 때마다 생겨나는 반응은 수 없이 다양하다. 똑같은 일을 겪고도 가볍게 털어내는 사람이 있고 한동안 힘들어서 그 사건에 사로잡히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차이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에 대한 의견도 다양하지만 자기 스스로에게 거는 대화의 질에 따라 차이가 극명하게 나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어떠한 고통도, 위험도 일어나지 않는 삶은 없다. 다만 그러한 일이 닥쳤을 때 어떻게 대처하고 반응하여 처리해 내는가에 달려있다. 그러한 방식 중의 하나가 Self talk, 즉 자기 대화이다.
화사원 A 씨가 있다. 상사가 어떤 일을 맡겼을 때 머리부터 멍하다. 이 일을 내가 과연 해낼 수 일을까? 못하면 어떡하지? 그만둬버릴까?라는 생각으로 먼저 시작되는 경우 Self talk는 걱정과 근심부터 시작한다고 볼 수 있다. 처음에는 어떡하지?로 시작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만두고 싶다.' '이런 일을 겪지 않고 싶다'로 흘러가버리게 되고 이러한 부정적 생각이 일을 더 힘들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진다. 단순히 어떠한 일이 주어졌을 뿐인데 '할 수 없을 거 같다'로 시작하여 '그만두고 싶다'로 귀결되기 때문에 A가 하는 회사생활이 편안 할리 없다. 끊임없는 부정적 생각이 회사생활을 하지 못하게 하는 과정으로 이어지며 결국 그만두고 싶은 열망으로 치달아 자신의 생각대로 사직서를 제출하게 되었다.
이렇듯 우리의 생각은 우리가 스스로 자각하지 않은 사이에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생각대로 산다', '생각대로 된다'라는 말에 모두가 동의하는 이유도 아마 이 때문일 것이다. 어떠한 일에 맞딱뜨려 졌을 때 그 순간 하게 되는 생각이 어떠한 것인지를 파악한다면 그 이후의 일이 긍정적으로 흘러갈지 부정적으로 흘러갈지 쉽게 알 수 있는 표본이 된다. 힘든 일을 극복하느냐, 아니면 그대로 포기하느냐는 Self talk를 어떻게 시작하느냐, 어떻게 해나 가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사람은 관계 속에서 존재하고 관계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이지만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율성을 가지고 있다. '내가 그 결정을 한 이유는 ~때문이야'라고 하며 남 탓을 하겠지만 결국 남 탓을 하기로 선택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대로 하기로 선택한 사람은 바로 자신이다. 자신의 삶에 타인의 생각이 파고들어 간섭하게 내버려 두는 삶을 산다면 주체적인 삶이 될 수 없다. 가장 힘든 상황에서 가장 큰 위로가 되어줄 사람은 바로 자신임을 알아야 한다. 자신이 스스로에게 주는 위로가 서툴고 익숙하지 않아서 낯설지라도 조금씩 말을 걸어보고, 어떠한지를 살펴본다면 Self talk는 내게 소중한 친구가 되고 내 곁을 든든히 지켜줄 변치 않는 지원자가 될 것이다.
인지적 성격 이론가인 아론 벡(A. T. Beck)이 말한 자동적 사고가 바로 Self talk의 개념과 유사하다. 노력하지 않아도 떠오르게 되는 생각들이다. 하루 1만 번 정도의 수없이 많은 생각들은 늘 부정적이거나 늘 긍정적이지는 않다. 또한 부정과 긍정으로 구분되는 생각만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하는 행동은 옳은지 그른지에 대해 손쉽게 판단하기 쉽고 평가가 가능하지만 우리가 하는 생각은 좀처럼 선명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구분되는 것은 고사하고 아무런 검열 없이 그대로 믿게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인지 아닌지, 참인지 거짓인지, 옳은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한 자각을 건너 띄고 무조건 맞다고 여기며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무조건적 받아들임으로 인해 그 이후의 행동이나 결정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이 '나는 이번 시험에 합격할 수없어'라는 Self talk를 자동적으로 하고 있다면 이러한 생각을 믿는 것이나 다름없다. 자신의 생각을 믿는다면 그대로 될 수밖에 없고 시험에 합격하려는 노력보다는 합격하지 못할 이유와 근거를 찾는 쪽으로 흘러가게 된다. 결국 불안감에 휩싸이고 공부에 집중할 수 없으며 자신이 믿었던 생각대로 시험은 낙방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가 한 생각이 '내가 너무 불안해하고 있구나' '내가 너무 걱정하고 있구나'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불안하지만 할 수 있어' '걱정되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는 건 아니야'라는 자기 대화를 지속한다면 매번 일어나던 불안이 줄어들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시험전략을 세워 시험을 완주할 수 있게 된다. 긍정적 자기 대화가 시험을 합격시켜준다는 말이 아니라 자신이 하려던 목표를 이룰 수 있게 도와주는 조력자의 역할을 한다는 의미로 알아두면 좋다.
생각은 고정적이지 않고 변화하며 흘러간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라 바뀌지 않을 거야'라는 생각도 어쩌면 Self talk가 부정적으로 반복되는 상황이라 볼 수 있겠다. 자기 대화는 얼마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서툴면 다시 하고 부족하면 채우면 된다. 시간은 충분하고 얼마든지 스스로 가능한 방법이다. 타인과의 대화는 다시 주워 담을 수 없고, 없던 말로 되돌릴 수 없지만 자기 대화는 얼마든지 변화를 줄 수 있으니 넉넉한 마음으로 대화를 시도해볼 일이다.
Self talk가 습관이 되려면 자주 반복해야 한다. 자신이 하고 있는 생각들을 관찰하고 많이 하는 생각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는지, 비관적으로 생각하는지에 대해 살펴보면 좋다. 구체적으로 관찰이 되지 않는다면 '생각일지'를 작성해도 좋다. 내가 나에게 하는 생각, 즉 자기 대화가 나에게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자기 대화가 나의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Slef talk부터 다시 시작해보자. 나와의 대화가 긍정적인지 아닌지,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에 따라 나의 삶의 만족도는 극명한 차이가 난다.
몸에 이로운 것들을 섭취하기 위해서는 선별작업을 거쳐야 한다. 몸에 해로운 음식이 무엇인지, 이로운 음식이 무엇인지 살펴서 몸 건강을 챙기듯이 생각도 선별해서 구분할 필요가 있다. 내게 이롭고 내 삶을 성장시키는 생각들을 발견해내서 소중하게 내 것으로 삶아야 한다. 내게 불필요하고 내 삶을 좀먹는 생각들은 과감히 쓰레기 통에 버려야 한다. 버려야 할 생각들을 아깝다고 품고 있으면 내 몸에 악취만 풍기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생각이 일어나는 대로 내버려 두면 내 소중한 삶이 어디로 흘러가든 내버려 두는 상관없다는 것과 동일하다. 내가 주도권을 잡고 내가 선택한 대로 내게 위로와 격려가 되는 Self talk를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