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읽어보니 의문이 드는 부분이 한 두 군데가 아날 것이다. 나름의 학식이 있고 저명한 사람들은 앞다투어 말을 한다.
자신을 수용하세요
있는 그대로의 당신을 바라보세요
그러나 그 누구보다도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엄격하다. 다른 사람보다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갈망 때문이다.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노력은 끝이 없다. 왜냐하면 인간은 본래 완벽하지 않은 존재이며 완벽할 수도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성장'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하고 '변화'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하며 완벽을 가장한다. 끝없이 성장하고 끝없이 변화해야 하는 것에 있어서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내 앞에 앉아있던 30대 영은 씨는 내게 말했다. "정말이지 신물이 나요. 도대체 언제까지 제가 변해야 하나요?" 그녀가 내뱉은 말은 지겨움이 가득 묻은 말이었다. 그동안 영은 씨 혼자서 얼마나 고군분투했으면 신물이 난다고 표현했을까. 오랫동안 그녀와 함께한 상담기간이 무색했다. 그녀는 자신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에 넌덜머리가 난다고 했다. 그만하고 싶고 그만해도 된다는 말을 듣고 싶어 했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한다. 자신의 강점을 찾아본다던가 반복해서 긍정적인 명언을 되뇌인다던가 명언집을 사서 음미하거나 필사를 하기도 한다. 더 나은 나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이다. 사람은 저마다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이 있게 마련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도무지 맘에 들지 않는 자신을 보며 속상해한다. 나를 사랑하기 위한 목록을 정해두고 목록대로 실천하지 못할 때는 또다시 자신을 채근한다.
서점에 가보면 수많은 자기 계발서가 펼쳐져 있다. 거기에 더해 심리학 도서도 더불어 강세다. 공통되는 주제로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 찾기,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라고 말한다. 때로는 자신의 부정적인 모습 안에 있는 긍정적인 부분을 찾아내라고 말한다. 굳이 부정적인 면에 집중할게 아니라 긍정적인 면이 있으니 그 부분을 좀 더 키워보자는 의미이다. 그러나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보았으나 그 결과가 그다지 효과가 없다는 데 있다. 처음엔 의욕도 생기고 할 만하다 여기지만 이내 '나는 지속할 수가 없구나'라는 생각에 자괴감이 든다. 무조건적으로 자신을 좋아해 보겠다는 시도는 바람직한 의도이지만 효과 보기가 쉽지만은 않다.
내 모든 것을 사랑할 필요는 없다.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살펴보면 긍정적인 것들만 환영받는 듯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다. 사람은 누구나 맘에 들기도 하고 마음에 들지 않기도 하지 않은가. 자신 안에는 마음에 흡족한 면이 있고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눈이 작은 사람의 경우 작은 눈이 자신의 마음에는 탐탁지 않을 수 있다. 중요한 점은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은 말 그대로 부분일 뿐이다. 눈이 작은 나라고 해서 내 모든 신체상을 나쁘게 평가할 것까지는 없다는 말이다. 부분과 전체를 동일시하지 말아야 한다. 부분이 전체는 아니다. 이 부분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필요 이상의 열등감과 수치심에 시달리게 된다. 더 나아가 자신의 내면에서 들리는 불평불만의 잔소리를 들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취해야 할 바람직한 태도는 '나는 내 모든 것을 받아들여야 해, 나는 모든 면에서 완벽해야 해'가 아니다. '나는 내 모든 것을 좋아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의 태도이다.
두 자매가 있었는데 언니는 동생에게 끊임없이 열등감을 느끼고 있었다. 상담사인 내가 볼 때는 얼굴도 예쁘고 실력도 출중해 보였다. 동생은 부모님에게 사랑도 더 많이 받는 거 같고 자신보다 더 예쁘고 공부도 더 잘한다고 여겼다.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은 동생보다 더 나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에 언니의 열등감은 나날이 심해져갔다. 남자 친구를 소개받아 나간 자리에서는 상대방 남자가 너무 완벽해서 거부감을 느꼈다. 그 이유를 묻자 '나보다 더 잘난 사실이 왠지 거슬리더라고요'라는 말을 했다. 그녀는 자신보다 더 나은 사람을 용납할 수 없으며 결국 괜찮은 남자를 스스로 내친 셈이 되었다. 그 이후 그녀는 자신의 부족한 부분에 대해 더 예민하게 반응한 나머지 신체부위까지 옮겨지게 되었다. 피부에 조그마한 트러블이 올라와도 그것이 완벽하게 누그러질 때까지 이 병원 저 병원을 돌아다니며 치료될 때까지 신경을 쓰곤 했다. 여동생을 향한 열등감은 그녀의 마음과 몸을 축나게 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실력을 의심했고 외모에 대한 작은 오점도 허락하지 못했던 것이다.
마음에 들지 않은 부분을 향해 결투를 신청할 필요는 없다.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이럴 수 있어. 나에게는 이런 부분이 부족할 수 있어'라고 부드럽게 다독여 주면 좋다. 자신이 품은 마음이 옳은지 옳지 않은지 평가할 필요도 없고 그저 나에게 이런 부분이 있음을 인정해주기만 하면 된다. 내 안에 있는 부분과 싸워봤자 나 자신과 사이만 나빠질 뿐이다.
뭔가 변해야 하고, 바뀌어야 한다면 선행조건이 있다. 먼저 인정해주는 것이다. 내가 이러함을 받아들일 때 마음은 편안해진다. 싸우려고 세웠던 날도 점점 부드럽게 가라앉는다. 안정감을 찾게 되면 변화는 자연스럽게 찾아온다. 억지스러운 변화로 인해 이내 포기하는 시행착오보다는 인정하는 마음부터 스스로에게 허락하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