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하기와 빼기

진정함을 빼기에서...

by 고래 아저씨

서점에 가면 자기계발서 코너는 늘 붐빈다. '성공하는 습관', '하루 10분 운동', '몸에 좋은 슈퍼푸드'. 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더하려고 노력한다. 더 좋은 습관을 들이고, 더 좋은 음식을 먹고, 더 많은 관계를 맺으려 한다. 마치 인생이라는 그릇이 비어있어서, 그 안을 좋은 것들로 가득 채워야만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의 삶이 무거워지는 이유는 부족해서가 아니라 넘쳐나서일지도 모른다.


건강을 예로 들어보자. 몸이 조금만 안 좋아져도 우리는 '무엇을 먹어야 할까?'를 먼저 고민한다. 비싼 영양제를 찾고, 보양식을 검색한다. 하지만 의사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은 대게 비슷하다. 술과 담배를 줄이고, 자극적인 야식을 끊으라는 것.

몸에 좋은 약을 챙겨 먹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몸을 망치고 있는 나쁜 것들을 멈추는 일이다. 독을 마시면서 해독제를 먹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격이다.

습관도 마찬가지다. 새벽 기상이나 독서 같은 좋은 습관을 들이려 애쓰기 전에, 나를 갉아먹는 나쁜 습관부터 덜어내야 한다.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보며 흘려보내는 무의미한 시간들, 밥 먹듯 내뱉는 부정적인 말들, 미루는 습관들. 이것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한, 아무리 좋은 새 습관을 가져와도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ㅣ채우는 것보다 비우는 것이 먼저다. 빈 공간이 있어야 새로운 것이 깃들 수 있다.

인간관계에서도 우리는 '빼기'를 잊고 산다. 누군가에게 서운함을 느끼고 불만이 생길 때, 우리는 그 사람에게 바라는 점을 더하려고만 한다. "연락 좀 자주 해줘", "말 좀 예쁘게 해줘". 요구사항을 더하기 전에, 그 불만이 어디서 기인했는지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불필요한 기대를 덜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타인을 내 입맛대로 바꾸려는 욕심을 빼고, 나 자신을 괴롭히는 지나친 기대를 덜어낼 때, 관계는 오히려 가볍고 산뜻해진다. 원인을 제거하지 않고 해결책만 덕지덕지 붙이는 것은 관계를 더 복잡하게 만들 뿐이다.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싶다면,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데 집중하기 전에 나를 지치게 만드는 좋지 않은 인간관계부터 정리해야 한다. 에너지를 빼앗아가는 관계를 덜어낼 때, 비로소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성심을 다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백 명의 피상적인 관계보다, 진심을 나눌 수 있는 몇 명의 관계가 훨씬 더 가치 있다.


방 정리를 하려고 마음먹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예쁜 수납장을 사는 것이 아니다. 필요 없는 물건을 버리는 것이다. 버리지 않고 정리한다는 것은 그저 쓰레기를 예쁘게 쌓아두는 것에 불과하다.

인생도 정리와 같다. 지금 삶이 복잡하고 버겁게 느껴진다면,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거나 더하려고 애쓰지 말자. 대신 조용히 멈춰 서서 내 삶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과식, 나쁜 습관, 불필요한 걱정, 과도한 욕심, 의미 없는 관계.

진정한 성장은 무언가를 더하는 플러스(+)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는 마이너스(-)에서 시작된다. 오늘 하루는 무엇을 더할까 고민하는 대신, 무엇을 뺄까를 고민해보는 것은 어떨까.

비움으로써 비로소 채워지는 역설, 그것이 삶의 진짜 모습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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