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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 드 보부아르 소설 ‘둘도 없는 사이’ 비평

사랑과 우정 사이

by 조지조

우정이란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는 친구사이의 정, 정신적 유대감을 말할 때 쓰이는 용어다.

나는 우정을 아래와 같이 정의한다.


거짓되지 않은 순결한 우정은 질투, 무례, 무시가 없는 관계이다.

서로가 잘 되었을 때 진정으로 같이 기뻐하며, 서로에게 무례하지 않으며, 서로에게 무시의 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상호 50:50의 감정이 가능하며 무게추가 평형을 이룬다.

이렇듯 우정은 상호적인 단어이기에 이기적인 부분이 있다.



그렇다면 사랑이란 무엇일까?


우정과 비슷하지만 질투의 감정이 있다.

크건 작건 무조건 한쪽으로 추는 기울며 관계의 헤게모니는 존재한다.

90:10이든 49:51이든 절대 50:50의 감정은 없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질투가 없어지면 무례와 무시가 난무하며 사랑은 끝난다.

아이러니하며 우정보다 이타적인 부분이 더 많다.


시몬 드 보부아르의 ‘둘도 없는 사이’라는 소설은 작가본인과 절친 자자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이들의 우정의 색깔은 무엇이었을까? 사랑과 가까운 색이었을까?


세상에 완벽한 색이 있다면 그 색이었을 우정...




자자의 죽음으로 보부아르는 죄책감을 느낀다.

자신의 탈주(여성해방)를 위해 보부아르가 지불해야 했던 몸값이었다.

엄숙하고 정숙한 그리고 완고한 전통을 따라야 하는 시대와 가족의 분위기에서 자자는 특별한 아이였다.

결코 똑같이 생긴 벌집구멍 안에서 살 수 없는 자유로운 새였다.


자신의 몸을 자해하며 외줄 타기를 반복하였고 마침내 그녀는 결국 이카루스의 날개처럼 신을 거부하는 듯 추락하였다.

그녀는 사랑으로 영생을 원하였지만 결국 다가가지 못하였고 노을처럼 저물어 갔다.


굴레, 억압이라는 고통적 단어와 정숙, 품위라는 고결한 단어가 같은 빛을 내는 역설의 시대에서 자자의 죽음은 시대의 제물로 바쳐진다.


스물두 살이 되기 한 달 전인 1929년 11월 25일 둘도 없는 사이였던 ‘자자’라는 총명한 친구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보부아르의 여성 해방적 사고를 공고히 해준다.


여성의 욕망과 권위가 거세된 시대의 희생물 자자를 위해 여성해방을 평생의 철학으로 가져가며 여성운동에 매진한다.


‘여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라고 말한 시 몬드 보부아르는 실존주의 철학자이며, 책 ‘제2의 성’의 작가이며, 여성해방을 주장한 페미니스트의 효시다.



보부아르는 자자를 사랑했고, 제사했으며,


그녀의 펜으로 시대의 독한 공기에 질식당한 자자를 다시 숨 쉬게 하고 해방시켜


가장 완벽한 색의 우정을 완성한다.



George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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