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합격
소설 ‘인간 실격’은 스스로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다고 시작하며 수기를 쓰는 요조의 이야기이자 다자이 오사무의 자전적인 소설이다.
인간에 대한 두려움을 감추기 위해 포장된 익살 서비스를 하며 인간에 대한 최후의 구애를 하는 요조를 피폐하고 타락으로 이르게 했던 것을 무엇일까?
머리가 비상한 사람들은 세상과의 감정 소통의 소외감을 느낀다. 비범한 요조는 부모님에게서도 가식의 면을 보며 항변한다.
인간이 저 요조에게 신용이라는 껍질을 단단히 닫고 있었다고 생각하며 아무한테도 호소 못하는 천재적 고독의 향을 뿜는다.
그 매력적인 향을 맡은 주위의 여자들은 요조에 대해 a. b처럼 이야기하고 회상한다.
a. “..... 당신을 보고 있으면, 대부분의 여자들은 뭔가 해 주고 싶어서 견딜 수 없어져,.... 언제나 쭈뼛뿌뼛 겁먹고, 그러면서도 익살스럽고,.... 가끔 혼자 굉장히 침울해하고 있으면 그 모습이 더 여자의 마음을 흔들거든.”
b. “우리가 알던 요조는 아주 순수하고 자상하고..... 술만 마시지 않는다면, 아니, 마셔도...... 하느님처럼 좋은 사람이었어요.”
생각이 너무 많아 생긴 뇌의 질병으로 알코올과 약물중독에 빠져 허우적대다가 정신병원에 입원한 요조는 본인에게 이야기 한다.
.인간실격.
이제 저는 더 이상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혹 인간계에 살고 있지 않았던 건 아닐까? 그렇다면 요조는 어떻게 해야 인간 합격을 할 수 있었을까?
‘돈 떨어지는 날이 인연 끊어지는 날’ 이란 요조의 말에 주목해 본다.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은 그 사람의 세상이라는 전쟁터에서 전투력으로 상징된다.
요조는 전투력의 잠재된 능력인 IQ와 EQ가 평범한 사람대비 높았던 사람이었던 것 같다. 공부지능이 좋으니 학교시절 좋은 성적을 받고 감성지능이 좋으니 익살연기의 서비스가 가능했다.
하지만 요조에게는 욕망이라고 불리는 삶의 열정이 없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열정과 욕망의 대상이 존재하지 않았다. 배고픔도 느끼지 않았다고 한다.
대부분의 현대인은 돈이 열정이다. 직업세계에서 돈을 벌기 위해 가식과 연기의 재능은 훌륭한 전투력의 고급 기술이다.
가식과 연기는 인간 합격의 기본 값이다
부유한 집에서 11남매 중 열째로 태어난 요조는 세상에 대한 잠재된 전투력이 있었지만 삶의 열정은 없었다.
빈곤은 생계라는 자동적 열정을 품게 해 준다.
이 디폴트 값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어도 열정의 대상이 없으면 살아도 죽어지내는 것이다.
인간 합격이란 과도하지 않는 적당한 열정이다.
George 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