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따라 한대수
포크록의 대부인 한대수의 삶은 소설이며 역사 그 자체다.
1948년 3월 12일, 부산광역시에서 무매독자 외동아들로 태어났다. 가족들의 경력이 실로 엄청난데, 아버지는 핵 물리학자이고 어머니는 피아니스트이며, 할아버지는 신학자였다. 하지만 한대수 가족에게는 실로 영화와 같은 슬픈 사연이 있다. 부친이 장기간 실종되었다가 기억과 한국말을 잊은 채 미국에서 발견된 것. 정황상 MK울트라 비슷한 실험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대수 아버지의 미스터리한 실종 실제로 한대수의 부친이 핵물리학을 배우게 된 이유도 한대수의 할아버지가 다신 나라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핵무기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 한다.
당대 최고의 명문사족 집안에서 태어난 한대수의 아버지 한창석은 한영교(한대수의 할아버지)의 권유로 핵물리학자가 되기 위해 부인과 어린 한대수를 한국에 남기고 미국 코넬대 유학의 장도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아버지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주인공 같은 생애를 휘감은 채 증발해 버린 것이다. FBI 뿐만 아니라 사설탐정을 고용해서 백방을 찾아보지만 없다. 그의 아버지 한창석의 존재가 없어져 버린 것이다.
한대수의 어머니는 주변의 권유로 재혼해 버리고, 어린 한대수는 고독하게 할아버지 아래서 자라게 된다. 미국으로 역수입된 최초의 선교사인 할아버지를 따라 맨해튼 상류사회에서 6.25 전후의 피패한 조국과 부족함이 없었던 전후 미국의 풍요로움의 대비 속에서 온갖 컬처쇼크와 지적충격을 얻게 된 그는 실제로는 부모 잃은 고아나 다름없었다. 그의 고독의 심연은 깊어만 간다. 다시 부산으로 돌아와 중고등학교 시절에 친구를 통해 기타를 만나게 되어 손가락에서 피가 날 정도로 열심히 기타를 친다. 이미 어린아이로 써는 너무도 성숙한 다양한 체험을 했던 한대수는 복잡한 감정을 토로할 훌륭한 배출구를 찾게 된다.
고등학교 2학년 어느 날 할아버지는 한대수를 꽉 안아준다. 아버지를 찾은 것이다.
17년 동안 행방불명이던 아버지는 한국말을 잊어버렸을 뿐만 아니라, 모든 그전 기억은 없다.
완벽한 이방인이 되어 버려 한국인의 감정이 전혀 소통이 되지 않는다. 맨해튼 인쇄공장의 사업가로 백인아내와 결혼도 했다.
아버지 한창석은 한대수를 처음보고 한말이 “You are a big boy! Do you smoke?
두 부자는 아무 말 없이 담배를 피운다. 백인엄마의 차가운 시선과 거대한 절벽과 같은 아버지에 대한 절망감속에서 한대수는 다시 기타를 든다.
그의 내면은 차가웠고, 미국사회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명분 없는 월남전에 끌려가길 거부하는 젊은이들의 저항과 혁명의 시대가 전개되고 있었다.
다행히 그는 한국의 언어, 감정, 김치맛이 살아있었다. 미국에서 수의학을 전공하다 적성에 맞지 않아 뉴욕저변의 문화에서 점점 해체되어 가는 자신을 찾기 위해 사진을 공부하여 사진사가 된다.
억압받는 공기의 차가운 기운을 떨치고 조국의 따사로운 꿈을 그리며 그는 1968년 서울로 돌아온다.
빈곤에서 벗어나려는 활기찬 경제발전과 함께 독재정권의 억압적 마수의 음흉한 기운이 흐르고 있는 한국에서 무거운 공기를 떨치고, 무명, 무실, 무감의 바람과 같은 삶을 음미할 줄 아는 한대수는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노래로 표현한 최초의 싱어송 라이터가 된다.
사랑과 평화를 노래하는 한대수의 음악은 사랑대신 경제발전을 평화대신 전쟁으로부터 얻는 이권이 중요한 유신체제 속에서 체재 전복적 음악과 노래로 낙인 되어 버린다. 그의 노래 ‘물 좀 주소’는 중앙정보부에서 자행되는 물고문의 은유로 치부되어 음반발매까지 금지되어 버인다. 또한 이듬해에 발매한 2집 ‘고무신’은 전곡이 체제 전복을 꾀한다는 이유로 전량이 정부에 의해 회수되었으며 심지어 마스터 테이프마저 압수해 갔다.
한대수의 ‘행복의 나라로’는 고독의 심연에서 우러나오는 피 흘리며 쓰러져간 민주영령들을 위로하는 심령의 허공이 울려버리는 찬란한 역사의 전주곡으로 인간의 냄새를 진정으로 표현한 곡이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자기 삶의 이야기를 노래로 표현한 한대수는 위대한 자유인이자 딴따라이자 시인이자 철학자이다.
나와 우리 모두는 삶의 여러 가지 목마름 속에서 시원한 보릿물을 찾아 행복이라는 나라로 가기 위해 항상 그랬듯이 오늘도 내일도 물을 찾는다.
목마르다.
물 좀 주 소.
George 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