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오늘도 어김없이 엄마와 아빠는 욕설을 퍼부으며 물건을 집어던지고 여기저기서 깨지고 부서지는 소리가 요란하다. 사흘이 멀다 하고 전쟁이 터지니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다. 웃을 일이 없었고 웃을 필요도 없었다. 설령 나오는 웃음은 그 유효기간이 3일을 넘지 못했다.
그 시절 불안에 떨며 두근거리던 심장 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선명하다. 아직도 남자들의 높은 언성에는 심장이 두근거린다. 어디에서든지 고성을 듣게 되면 반사적으로 심장이 반응함과 동시에 그때 그 시절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하늘에서 동아줄이라도 내려주길 바라지만 그럴 일은 죽었다 깨어나도 없다.
부디 나한테까지 불똥이 튀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하루라도 빨리 집을 탈출하고 싶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고작 귀를 틀어막는 것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나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하게 되었다. '책 읽는 척, 공부하는 척'이었다. 그나마 그 당시에도 자식들에 대한 교육열이 남달랐던 터라 책을 보고 있으면 나한테까지 그 파편이 튀지는 않았다. 책은 확실한 나의 보호막이 되어 주었다.
고성이 오가고 물건이 박살 나는 그 상황에서 집중해서 책을 읽기란 불가능하다. 그냥 눈으로 글씨를 따라가는 거다. 그렇게 나의 독서는 치열한 외적 갈등과 내적 갈등 사이에서 강제로 시작되었다.
학창 시절과 20대를 힘든 가정환경 속에서 버텨냈다. 책을 읽는다기보다는 책을 보면서 나는 나의 독서 근육을 단련시켰다. IMF 직격탄을 맞고 집은 사흘이 웬 말인가, 하루가 멀다 하고 점점 더 심한 고성과 폭력이 오가는 참담한 전쟁터가 되어 갔다. 그 전쟁터에서 총알을 피해 가며 한 권씩 한 권씩 책들을 읽어나갔다. '읽어냈다'라는 표현이 더 적합한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용기를 얻었고 위로를 받았다. 어떻게든 살아나갈 수 있다는 긍정적 마인드로 무장했다. 나보다 더 어려운 환경에서도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항상 책이 있었고 독서가 중심이었다. 천 권 이상의 책을 읽어내면서 발견한 성공한 사람들의 열쇠는 단연코 '책'이었다. 독서를 언급하지 않은 책은 단 한 권도 없었다.
세월이 흘러 나도 이제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그 힘든 시절의 아이에서 엄마가 된 지금은? 그 시절 못지않게 치열한 독서를 한다. 오히려 나의 독서 습관은 험난한 시절을 견디고 버텨내 온 진국이 되었다. 지층만큼이나 겹겹이 쌓여 결코 무너질 수 없는 단단한 진짜 독서가 되었다.
책을 읽는다고 반드시 부자가 되는 건 아니지만 책을 읽지 않고 부자가 된 사람을 찾는 게 더 힘들어 보인다.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는 독자가 계시다면 그런 걱정일랑 접어두시길 바란다. 100세 시대에 너무 늦은 때란 없다. 올해가 40세라면 60년이나 남았고, 50세라면 50년이나 남았다. (나는 자그마치 57년이나 남았다! ) 오늘 시작해도 빠르고, 내일 시작해도 빠르다. 결코 늦지 않았다.
김형석 교수님은 100세가 넘은 연세에도 집필까지 하신다. 이 책을 선택한 당신, 오늘부터 독서 나이를 늘려나가는 건 어떨까? 다들 독서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독서를 시작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안다. 혼자는 힘들지만 함께라면 할 수 있다. 함께 성장하고 싶다. 나는 여러분을 안내할 준비가 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