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있는] 엄마

by 온리원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하루, 24시간.


워킹맘으로 살다 보니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의식적으로 만들어내지 않으면 확보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게다가 나는 아이가 셋이다. 나의 시간을 공평하게 쪼개 삼남매에게 할애해야 한다는 생각이 늘 따라다닌다. 아무리 똑같은 사랑을 나눠준다고 해도, 받아들이는 아이들 입장에서는 분명 차별로 느껴질 수 있을 테니 말이다.


40대 후반을 향해 가는 요즘, 나는 고관절 통증이 허리까지 이어져 병원 순례를 하고 있다. 자격증 취득 공부를 핑계로 너무 오래 앉아 지낸 생활이 이제야 몸으로 드러나는 것 같다. 조금만 움직여도 욱신거리고 불편하니 자연스레 신경이 예민해지고 말투도 날카로워졌다.


아이들이 재잘재잘 말을 걸어와도 귀찮게 느껴지고, 실수로 몸을 건드리기라도 하면 화가 치민다. 심심해하는 막내가 같이 놀자고 조르지만 아프다는 핑계로 거절하고,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하면서도 약해진 몸 탓에 아이들에게 짜증을 내는 날들이 잦아졌다. 그러다 문득,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려 애썼던 지난날들이 떠올랐다.



2020년 10월, 나는 [일대일 사랑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당시 10살, 8살, 4살이던 삼남매에게 나의 시간을 공평하게 나누는 데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하루만큼은 한 아이와만 온전히 시간을 보내며, 그날의 사랑을 독차지하게 해 주자는 생각이었다. 둘째로 태어나 누구보다 일찍 서운함을 배웠을 딸과 핑크뮬리 밭이 환상적이던 가을의 평강랜드를 다녀온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이후로도 의식적으로 노력해 1년에 두세 번은 한 아이에게 집중하는 날을 만들었지만, 2024년을 기점으로 그 프로젝트는 어느새 중단되고 말았다.


그동안 나는 아이들이 아닌, 무엇에 그토록 집중하며 살아왔을까.

공부, 모임, 나의 성취….
‘나의 삶’을 챙기느라 정작 아이들과 함께할 여유는 점점 줄어들고 있었던 것 같다. 아이들의 성장 속도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다. 이제는 부모보다 친구가 더 좋은 나이가 되었는데, 엄마와의 거리가 더 멀어지기 전에 멈춰 두었던 [일대일 사랑 프로젝트]를 다시 꺼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유 있는] 엄마.


마음으로,
시간으로,
그리고 삶의 태도로 여유 있는 엄마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이렇게 정리해 본다.


첫째, 체력을 길러야겠다.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라는 말처럼, 몸이 버텨줘야 마음에도 여유가 생긴다. 쉽게 피곤해지지 않도록, 나를 돌보는 일부터 미루지 말아야겠다.


둘째, 시간을 의도적으로 설계해야겠다.
퇴근 후와 주말에는 아이들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확보하고, 나를 위한 시간은 새벽이나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야겠다. 나와 아이 모두가 소외되지 않도록, 균형을 의식하며.


셋째,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야겠다.
피곤하다는 이유로 외식을 택하고, 보상이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충동적인 소비를 하기보다, 소득의 일부를 떼어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준비로 남겨두고 싶다. 그것 또한 여유의 한 형태일 테니까.


여유는 시간이 많아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우선에 두느냐에서 비롯된다는 걸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아이들의 손을 놓지 않으면서, 나 자신도 잃지 않는 엄마.


오늘도 나는, 그런 [여유 있는] 엄마를 연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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