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움직일 때 증권사가 반응하는 구조

숫자보다 먼저 움직이는 조직의 역학

금리가 바뀌면 조직은 반응한다.
사실은, 바뀌기도 전에 움직인다.

뉴스 속 경제전망이 달라지기만 해도, 누군가는 이미 포지션을 줄이고 있다.
누군가는 딜 조건을 바꾸고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손익을 다시 계산하고 있다.

증권사는 그런 회사다.
시장보다 먼저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되는 구조를 가진 회사.




먼저 반응하는 곳

금리 변화 조짐이 보이면 가장 먼저 반응하는 건 운용부서다.
금리가 오른다는 신호가 감지되면 채권 편입 속도를 줄이고,
보유 포지션의 평균 듀레이션을 낮추려 한다.
내부에서는 "금리 더 오르면 손실 커진다"는 말이 돌고,
시장 방향과 반대되는 포지션은 빠르게 줄이기 시작한다.

같은 시각, IB부서도 조달 원가를 다시 계산해본다.
조금 전까지 유효하던 딜 조건이 더 이상 맞지 않는다.
대출 수익률은 줄어들고, 마진은 얇아진다.
몇몇 딜은 아예 철회되기도 하고, 상대방과 다시 협의에 들어간다.
조달 금리의 미세한 변화가 곧바로 수익성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리스크팀은 ‘숫자’가 아닌 ‘움직임’을 본다

리스크관리팀이 단순히 손익을 계산하는 부서라고 생각하면 오해다.
진짜 역할은 조직 전체의 반응을 연결해서 하나의 흐름으로 보는 것이다.

어떤 부서의 금리 민감도가 높은지

어떤 포지션이 금리 변화에 가장 크게 흔들리는지

그 민감도로 인한 손익 변동이 회사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 모든 걸 가늠하고, 그 움직임을 정리해서 전달하는 것.
리스크는 숫자가 아니라 구조화된 움직임이다.
그리고 부서별 반응이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리스크관리팀의 본질이다.

시장 이벤트에 따른 증권사 반응 간략 도식화


감각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반응하려는 중

과거에는 사람이 먼저였다.
시장이 꿈틀대면 엑셀을 켜고, 포지션을 손으로 입력해서 민감도를 계산하고, 메일로 알렸다.

반응은 늘 수작업이었다.

이제 우리는 그 과정을 자동화해 나가고 있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금리와 회사의 노출 포지션 데이터를 1분 단위로 수집하여, 금리 변동에 따른 부서별 손익 영향을 계산하고, 특정 기준을 초과하면 자동으로 알림을 발송하는 구조를 설계 중이다.


완전히 실시간은 아니지만, 1분 단위면 충분히 빠르다.
시장이 움직이기 시작할 때, 시스템이 먼저 감지하고, 그 반응이 사람에게 정제된 메시지로 도달하는 것이다.




민감도는 계산보다 전달이다

리스크를 가장 먼저 감지하는 건 엑셀도, 시스템도 아니다.
그건 언제나 사람이다.
하지만 그 감각을 조직 전체로 전파하려면 시스템이 필요하다.

금리가 움직일 때, 조직이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숫자로, 흐름으로, 맥락으로 이어주는 것.

그게 우리가 리스크 자동화를 고민하는 이유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뉴스와 숫자를 연결하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