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뿌시기_김치전

그래서 원인이 뭔데

by 내손내밥

왜?

내 딸이지.


나는 살면서 내 주변에서 백혈병 환자를 본 적이 없었다.


백혈병은 혈액암에 속한다.

제대로 자라지 못한 미성숙한 백혈구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일을 하지 못하는 세포가 골수를 차지하면서 정상 혈액 세포의 생성은 크게 줄어든다. 그 결과 몹시 피곤해지고, 감염에 쉽게 걸리며, 빈혈과 멍, 출혈이 잦아진다. 치료하지 않으면 백혈병 세포가 간이나 비장 등으로 퍼져 장기가 붓는 등 여러 합병증이 생긴다. 방치할 경우 몇 개월이면 죽음에 이르는 무서운 병이다.


혈액에 어떻게 암이 생길 수 있지?


대부분의 백혈병은 아직까지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타고난 것도, 생활 습관 때문도 아니다. 다만 어떤 유전적 변화가 우연히 생기고, 그것이 통제되지 못한 채 증식될 때 백혈병이 발생한다는 것만 알려져 있다.


이유 따위는 없었다.

우연이라니..

무력해진다.


아니, 오히려 이유가 없어서 다행인 걸까...

이유가 있었다면 평생 후회할 테니까.


백혈병 항암 치료 기간 중 제한되는 음식이 많다. 익히지 않은 음식은 거의 금지다.

그중 하나가 김치다. 유산균을 포함한 어떤 살아있는 균도 먹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익힌 김치는 먹을 수 있다.

다행히 시아는 김치로 만든 음식들은 다 좋아한다.


도대체 왜?

답도 없는 생각 따위 해서 뭐해.


시아가 좋아하는 김치전이나 만들자.


* 김치전 만들기


1. 신 김치 쫑쫑 썰기.


2. 돼지고기 다짐육은 청주, 후추, 소금으로 밑간하기.


3. 부침가루와 튀김가루를 일대일 비율로 섞고 탄산수로 반죽하기.


4. 기름을 넉넉히 둘러 바삭하게 굽기.


팁. 작게 여러 개를 만들면 기름과 닿는 바삭한 테두리가 많아진다. (단점은 구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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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니 뭐니 해도 가장 맛있는 전은

만들자마자 먹는 전이겠지.


“너무 맛있어요!”

시아가 전을 씹는 소리가 바삭바삭 들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희망은 있다.

백혈병의 완치율이 과거에 비해 크게 높아졌단다. 의료의 발달로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ALL)의 완치율은 소아의 경우 약 90%에 이르고, 성인의 경우도 나이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50% 이상으로 보고된다. 또한 신약과 맞춤 치료의 발전으로 과거에는 치료가 어려웠던 일부 유전자 변이 백혈병에서도 완치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희망을 선택한다.

모든 것을 잃은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에도, 희망만은 끝내 빼앗기지 않는 것이 인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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