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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유숙 Sep 05. 2018

영화 매트릭스 세상이 우리 집을  침범한다면?

가상세계 지향성에 대처하는 8가지 전략  

SF 영화는
매트릭스가 나오기 전과 후로 나뉜다!

라는 찬사를 받는 걸작 <매트릭스>!  

평범한 회사원이자 해커 '네오'가 실재인 줄 알았던 현실 세계가 사실은 인공지능 AI가 만든 가상세계이고, 인간은 컴퓨터와 기계에 양육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 후 매트릭스 세계를 빠져나와 인류를 구한다는 스토리의 영화다.

출처- 영화 <매트릭스> 표지

1999년에 제작된 이 영화가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회자되면서 극찬과 감탄을 받는 저력이 참 놀랍지만 내가 더욱 놀라운 것은 매트릭스의 예언이 재현될 조짐이 보인다는 것이다. 바로 지금 우리의 생활 속에서!

과장된 주장이라고 생각한다면 실제 사례를 만나보자!

스마트폰이 한 아이의 삶을 지배한 사례를...!


가상공간 안으로 들어간 아이 이야기


상담을 맡고 있는 학교에서 급한 연락이 왔다.


“선생님! 문제학생이 있는데, 빨리 상담할 수 있을까요?”

“어떤 아인데요?”

“4학년 남학생인데요. 담임선생님 말이 수업시간에 갑자기 막 웃고 손뼉을 친대요. 뭐라 혼자  중얼거리기도 하고. 어젠 학교 운동장에 있는 나무를 주먹으로 치다 걸렸는데,  오늘 또 그랬다네요?”


서울에 있는' D'초등학교! 복잡한 주택가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는 데다가 교문에서 상담실까지 거리가 멀어 갈 때마다 운동이 확실하게 되는 학교 중 하나다.


가뿐 숨을 들이키며 5층 복도 끝에 있는 복지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까무잡잡한 피부에 통통한 남자아이가 스마트폰을 하고 있었다. '누가 들어왔나?' 하고 한 번쯤은 쳐다볼 법도 한데, 네모난 화면에 단단히 고정된 시선! 눈동자 한 번 깜박이지 않는 대단한 집중력을 보니 뭐가 문제인지 알 것 같았다.

“진우야(가명)! 상담 선생님 오셨어. 스마트폰 이제 그만 할까?

복지실 선생님의 말이 들리지 않는지, 아이는 하던 게임을 멈추지 않았다.

다가가서 보니 <마인크래프트> 게임이었다.

“마크하는구나? 재밌어?”

고개를 든 진우가 나를 쳐다보며 물었다.

“어? 선생님도 마크 아시네요? 잘해요?”

"아니. 좋아하는데 잘하진 못해. 진우는 잘하는 것 같네?”

진우는 대답 대신 씩 웃었다. 미소의 의미를 알아맞혀보라는 것처럼.


진우가 좋아하는 <마인크래프트>(줄여서 ‘마크’) 게임은 샌드박스 게임 중 최다 판매량을 달성한 인기 게임이다. 모든 것이 네모난 블록으로 만들어진 세계에서 몬스터들을 피해 집을 짓고 도구를 만들며 채광을 하거나 농사를 지어 생존하는 간단한 구성이지만 높은 자유도 덕분에 플레이어들이 콘텐츠를 스스로 창조하는 재미가 크다. 게임 내용도 비교적 건전한 편이어서 어린이 유저도 많은데, 진우도 그중에 한 명! 4년째 이 게임만 하고 있다던데, 한 종류의 게임을 오래 한다고 해서 게임중독은 아니다.

 

문제는 사용시간! 틈나는 대로, 닥치는 대로 게임을 하니 통계를 낼 수조차 없었다. 수면시간도 대중없었다. 스마트폰을 보다 깜박 잠들면 자고, 아님 말고, 밤을 새우는 날도 허다했다. 다른 생활도 다 엉망진창 불규칙이었다. 식사는 라면이나 인스턴트 음식으로 대충 때우고, 학교에서 15분 거리의 집을 가는데 5시간이 걸린 적도 있었다. 이유는 길바닥에 주저앉아서 ‘마크’ 게임을 하느라고.

마치 혼자 사는 것 같은 진우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의문이 생겼다.


“부모님도 아시니? 진우가 이렇게 생활하는 거?”

“글쎄요, 모를걸요?”

“모르셔? 같이 사는데?”

“네. 전 집에서 유령이거든요. 고스트!"


'문제학생은 없다! 문제가정, 문제 학교, 문제 사회가 있을 뿐!'이란 말에 나는 동의한다.

 

진우의 경우도 그랬다. '친부를 생각하면 엄마와 자기를 때리는 모습이 떠오른다.'라고 한 진우는 재혼가정의 아이였다. 이혼한 엄마랑 둘이 반지하방에 살다가 새아빠가 생기고 아파트에 살게 됐을 때, 진우는 난생처음으로 남들이 말하는 행복이란 걸 느꼈다고 했다.  그리고 배다른 여동생이 태어나기 전까진 나름 세 식구가 좋았던 것 같은데, 동생이 태어나고 엄마가 산후우울증에 걸리면서 진우의 삶은 다시 고독해졌다. 


혼자 우울증의 무게를 감당하면서 아기를 돌본 엄마는 초주검이 된 나머지 진우를 방치하다시피 했고, 지방에서 일하는 새아빠는 집에 없는 날이 대부분이었다. 진우의 외로움은 나날이 깊어졌고, 이때 친구가 되어 준 건 바로 스마트폰! 현실 세상에서는 아무도 진우랑 놀아주지 않는데,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 클릭만 하면 24시간 동무가 되어주니 이보다 더 의지가 되는 존재는 없었다. 


홀로 방에 틀어박혀 있는 듯 없는 듯 스마트폰만 하는 시간이 점점 많아졌다. 급기야는 스마트폰을 하고 있을 때가 제일 편하고 행복해지면서 그토록 바라던 부모의 관심도, 외식도, 나들이도, 친구 사귀는 것도 다 귀찮아졌다고 했다. 마치 스마트폰이 그러라고 시킨 것처럼.


상담 도중 가끔씩 멍하게 딴생각을 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나름 성의 있게 답변한 진우에게 물었다.


“왜 갑자기 수업시간에 웃고 손뼉 치고 그런 거야?"

“아. 그거요? 재미있게 본 웹툰이 생각나서요.”

“아, 웹툰도 좋아하는구나?”

“네. 엄청요.”

“음, 그럼 운동장 나무는 왜 쳤어? “

“아, 그거요?”

진우가 살갗이 까진 주먹을 매만지면서 말했다.

“마크에서 나무를 너무 열심히 캤나 봐요. 나무만 보면 저도 모르게 주먹이 나가요. 그럼 안되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내가 어느 세상에 살고 있는지..."


가상세계 지향성이란?


진우의 증상은 '가상세계 지향성'이다. 직접 현실에서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스마트폰을 통해서 관계를 맺는 것이 좋고, 가상세계가 더 편하고 즐거운 상태를 '가상세계 지향성'이라고 하는데, 이 증상이 심해지면 현실과 가상세계를 구분 못하고 충동조절장애가 생길 수 있다. 진우의 경우처럼!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면 이 같은 증상이 생길 수 있는데, 원인은 습관적인 사용!

 

여기서 잠깐 당신의 하루를 점검해보시라! 

혹시라도 스마트폰 알람으로 하루를 시작해서 잠자리에 들기까지, 일과 확인, 연락처 찾기, 메뉴 정하기, 안부 챙기기, 소식 전하기, 길 찾기, 업무 도움, 정보 얻기, 여가시간 때우기 등등 일상의 대부분을 스마트폰과 함께 하는 건 아닌지? 그러다 스마트폰을 잃어버리기라도 하면 멘탈 붕괴가 되지 않는지? 만약 그렇다면 스마트폰 사용 비중을 줄일 필요가 있다. 습관적 사용이 습관화되면 과의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균형이 답!

프랑스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가 이런 주장을 했다.


"우리 인간은 매트릭스 세계로 가고 있다."


영화 <매트릭스>의 시대적 배경이 서기 2199년이고,' 디지털 시대 다음은 인공지능(AI) 시대다!'라고들 하니 그의 주장이 실현될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분명한 건 어떤 시대가 도래해도 우리 삶의 주체는 우리 인간이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 나는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균형 유지'를 권하고 싶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디지털기기의 사용과 아날로그적 활동 비중을 맞추는 것이다. 


1. 디지털 기기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되 

2. 가끔은 문서 정리나 편지를 손으로 직접 써보고, 

3. 내비게이션 없이 초록색 표지판을 보면서 목표지까지 가보고, 

4. 자주 사용하는 연락처는 외워서 전화를 걸어보고, 

5. 직접 만나는 인간관계의 비중을 높여보고, 

6. 자연을 많이 접하고, 

7. 아날로그적 취미활동을 적극적으로 늘려보고,

8. 디지털 디톡스 (잠깐이라도 디지털 기기의 사용을 중단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도 실천해보는 등등.


디아밸(Digital and Analogue Balance :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균형)이 가능해지면 당신도 네오처럼 피할 수 있다. 디지털 기기와 인공지능의 역습을!

출처- 영화 <매트릭스> 네오가 총알 피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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