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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유숙 Aug 24. 2018

롤 게임을 하고 있을 때
아이를 건들지 마라!

게임에 빠진 자녀와 다툼 없이 잘 지내는 실전 팁

게임에 열광하거나 분노했을 때


게임 좋아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알고 있어야 할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eague of Legends), 줄여서 '롤(LOL)'!


2011년 12월에 출시된 이후 전 세계 월 접속자 1억 명, 동시 접속자 수 800만 명이 넘는 세계적인 PC게임이죠. 

한국에서도 국민 게임이라고 할 만큼 인기가 많고 웬만한 남학생은 다 해본 경험이 있는 MOBA(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 팀 대항 온라인 게임) 장르 게임이기도 합니다.


실시간 전투와 협동 팀플레이, RTS(Real-Time Strategy, 실시간 전략 게임)와 RPG(Role Playing Game, 게임 속 캐릭터를 연기하며 즐기는 역할 수행 게임)를 하나의 게임에서 동시에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박진감 넘치는 만큼 중독성도 강합니다.


얼마 전 모바일 버전이 나와 스마트폰에서도 롤을 즐길 수 있게 됐는데, 이 게임을 자세히 소개한 이유가 있습니다. 다음 상담 사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죠.


게임 영역을 침범당한 아들의 분노

롤 때문에 대판 싸웠다는 L(14세, 남)과 엄마를 상담실에서 만났습니다.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서로를 노려보는 모습이 살벌했죠.

격렬한 대립이 예상되는 상황! L의 엄마가 먼저 비난하는 투로 말문을 열었습니다.  


“선생님, 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네요. 어떻게 게임하느라 학원차를 놓칠 수 있어요? 한 번도 아니고 세 번 씩이나?”

“아, 그런 일이 있었군요.”

“네! 그뿐인 줄 아세요? 애가.....”


그 날의 분노가 떠올라 잠시 말을 잇지 못하던 엄마의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애가 저를 확 밀쳤어요. 방에서 나가라고!”


L도 지지 않고 신경질적으로 맞받아칩니다.


“내가 괜히 그랬어? 엄마가 컴퓨터를 갑자기 꺼버렸잖아!”

“네가 게임을 계속하니까 그렇지. 학원차가 기다리고 있는데!”

“그래서 내가 끝나고 버스 타고 간다고 했잖아!”

“그걸 말이라고 해? 지금?.” 


아들과 엄마의 날 선 대립이 생생하게 그려지죠? 양쪽의 입장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L은 롤 게임 마니아입니다. 시간 날 때마다 짬짬이 롤 계급 올리는 재미에 빠져 엄마랑 충돌한 그날도 팀전(온라인 게임에서 여러 명이 편을 갈라 승부를 겨루는 방식)을 하고 있었죠. 이번 판만 얼른 끝내고 학원 갈 심산으로요. 


그런데 팀전이 어디 마음대로 되던가요? 플레이 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졌고, 학원 갈 시간이라는 엄마의 재촉 소리가 날아왔습니다.

학원에 늦더라도 팀전을 마칠 것인지, 게임을 끝내고 나갈 것인지 갈등되는 상황에서 L은 전자를 택했습니다. 팀전 도중 접속을 종료한다는 건(일명 '탈주') 팀을 패배로 이끈 역적이 된다는 의미인 동시에 페널티도 받기 때문입니다. 즉, 엄마 입장에서 보면 정신 나간 선택이지만 L 입장에선 필사의 선택인 거죠.


이런 속사정을 엄마는 모릅니다. 알아도 관대하게 참고 기다려주긴 힘들죠. 아무리 재촉해도 아들이 꼼짝하지 않자 화가 머리끝까지 났습니다. 방 안으로 달려 들어가 컴퓨터 전원코드를 뽑아버렸죠. 하필 L이 적의 포탑을 치열하게 부수고 있던 순간에요. 모니터 화면이 허망하게 꺼짐과 동시에 L의 멘탈도 붕괴됐습니다. 솟구쳐 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어 엄마를 거세게 밀치면서 소리쳤어요. 


“나가! 나가라고!”


게임에 푹 빠진 자녀는 지혜로 다스려야 한다!


중독이다 싶을 정도로 게임에 푹 빠진 자녀를 둔 부모라면 이와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겁니다. 게임을 못하게 했을 때 자녀가 평소와는 다르게 짜증, 신경질, 화를 크게 내거나, 해야 할 일을 마냥 미루는 등 문제 행동을 보인 경험이요.


문제 행동유형도 다양합니다. 게임을 못하게 컴퓨터를 치워버렸더니 물건을 부수면서 내놓으라고 협박하는 아이, 홧김에 누나의 교과서를 다 찢어버린 아이, 하고 있던 스마트폰을 뺏었더니 부모에게 달려들어 몸싸움을 벌인 아이 등등. 


전부 다 게임을 안 하고 있을 때는 평범하고 멀쩡한 아이들입니다. 그래서 저는 학부모 특강이나 상담 때 이렇게 신신당부합니다.


“자녀가 디지털 기기에 열중해 있는데 멈추게 하고 싶다? 그럴 땐 머리를 쓰셔야 합니다. 절대로 힘을 사용하시면 안 돼요. 자칫 험악한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거든요.”


사실 부모도 다 압니다. 잔소리, 체벌, 지시와 명령, 비난 같은 감정적 대응이 좋지 않다는 걸요. 대부분 아시면서도 '버럭' 하죠. 즉각적인 효과를 보기 위해서요. 진짜로 화가 나기도 하고요. 


그 고충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절대 금물입니다. 자칫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어 부모님이 몰랐던 아이의 험한 모습을 목격할 수도 있거든요. 결과적으로 상황이 더 악화될 때도 많고요.  


지혜로운 대응이 필요할 때, 아래의 방법들을 권하고 싶습니다.


문샘의 똑똑! 현장 노트 : 싸움과 갈등 없이 디지털 기기 사용을 멈추게 하는 실전 팁


1. 정리 시간 알려주기 

자녀가 게임(다른 콘텐츠도 마찬가지입니다)을 하는 중이라면 그 판이 언제 끝나느냐고 물어봅니다. 만약 15분이라고 말하면 현재 시간에 그 시간을 더해서 마쳐야 할 시간을 알려줍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으로요. 

“ 15분 후? 알았어. 지금 6:30이니까 6:45분까지는 끝내자!


2. 스마트폰은 미리 약속한 장소에 두기

스마트폰 보관 장소를 미리 정해 아이 스스로 가져다 놓게 합니다. 그러면 부모의 명령을 따른다는 느낌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3.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는 법

칭찬은 돈이 들지 않는 보상이자 확실한 행동 강화 전략입니다. 자녀가 정리시간 안에 스마트폰을 끄고 약속한 장소에 가져다 놓으면 반드시 진심이 담긴 칭찬을 해줍니다. 


4. 부모의 말을 무시하고 계속할 때

정리 시간을 넘겨서 계속하고 있다면 이때부터는 주의 환기와 함께 성취 압력을 줘야 합니다. 


“약속한 시간인데 아직도 하고 있네? 마지막으로 10분 더 줄게. 10분 후에도 못 마치면 그만큼 내일 사용시간에서 뺀다.”


추가 정리 시간을 줬는데도 무아지경으로 하고 있다면 전략을 바꿉니다. 이때는 아이가 반항 모드라서 자극해봤자 싸움만 나거든요. '일보 후퇴 십보 전진'의 마음으로 내일을 도모하면서 마지막 제안을 합니다.


“정리 시간 안에 못 마치는 걸 보니 오늘은 더 하고 싶구나? 알았어! 네 뜻대로 해! 대신 내일은 디지털 기기 사용을 모두 쉬자! 하루가 싫으면 며칠 더 쉬든지.”


이 제안에 대한 자녀의 반응은 대략 두 가지로 나뉩니다. 짜증을 내면서 바로 정리하거나, 무시하고 계속하는 것이죠. 만약 후자라면 금단증상뿐만 아니라 이용조절에도 실패한 상태이니 경고대로 디지털기기 사용을 중단하고 과의존 상담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의 통제만으로는 힘든 상태거든요. 


5. 아이가 안 볼 때 디지털 기기 치우기

아이가 자거나 그 자리에 없을 때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치우고 부모만 아는 장소에 보관합니다. 눈 앞에서 보란 듯이 치우거나 압수하면 부모의 기분을 감정적으로 드러낸 것일 뿐 자녀 관리에 별 도움이 안 됩니다. 오히려 금단증상을 촉발하는 나쁜 자극으로 작용하죠. 



- <슬기로운 스마트폰 생활> 본문 내용 중에서

 '게임에 열광하는 자녀, 피할 수 없다면 학습 전략으로!' 일부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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