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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유효기간이 끝났다 생각한 당신에게 전할 미문❞

미문이 필요한 시간

by 최동민


❝ 너보다는 내가 인생 경험이 풍부하니까 알 수 있었던 게지. ❞



⟪열세 가지 수수께끼⟫

글 | 애거서 크리스티

펴낸곳 |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가 창조한 명탐정을 말하자면 두 명을 꺼내들 수 있습니다. 하나는 벨기에 출신의 탐정 정력적인 남자 에르퀼 푸아로. 또 다른 탐정은 뜨개질을 사랑하는 할머니 탐정 미스 마플 입니다. 단순한 설명을 들어도 알 수 있듯이 두 캐릭터는 상반된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푸아로는 스케일이 크고 거대한 사건을 주로 소화합니다. 반면, 미스 마플은 한적한 시골 마을, 그것도 자신의 작은 집, 그것도 거실에 마련된 흔들의자, 그것도 뜨개질을 하면서 사건을 해결해 나갑니다. 푸아로가 '활극'에 가까운 탐정이라면 미스 마플은 세상에서 가장 정적인 탐정이라 말할 수 있겠죠.



그런 미스 마플의 대사 중에는 오랜 시간을 견뎌온 노인만이 할 수 있는 명대사들이 많습니다. 그중에서 오늘은 ❝너보다는 내가 인생 경험이 풍부하니까 알 수 있었던 게지.❞


이 문장을 담아봅니다.



마플의 조카는 이모가 앉은 자리에서 모든 문제를 풀어버리자(날고 기는 인물들이 손도 대지 못한!!) 놀란 표정으로 이모에게 묻습니다. 대체 어떻게 미스테리를 풀었냐고 말이죠. 그때 마플은 '경험'이라는 젊은이들이 보기엔 사소하고, 노인들에게는 최고의 재산인 그것을 말합니다.



마플이 말한 경험. 그것은 그야말로 노인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무기이자, 빛나는 재산, 그리고 빠져버린 근육처럼 사라지고 마는 자존감. 그것을 끄집어내주는 훌륭한 버팀목일 것입니다. 그리고 비유가 조금 이상하지만... 한 사람의 유효기간. 그것을 늘리는 최고의 【방부제】라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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