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인사는 항상 힘들고 어색합니다. 당신과의 첫 인사도 아마 그랬을 것입니다.
그때 당신은 나를 안아주었습니다. 할 줄 아는 것이라곤 울음밖에 없던 나는 그때도 ‘으앙’ 소리내어 울었을 것입니다. 그 소리에 당신이 얼마나 당황했을지...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습니다.
그런 제가 어느새 막 태어난 아이를 안습니다.
이제 막 공기에 흠뻑 젖은 아이는 눈도 뜨지 못한 채, 온 몸을 다해 울고 있습니다. 할 줄 아는 것이라곤 그저 꼭 안아주는 것밖에 없는 나는 아이를 품습니다. 당신과 제게 그렇게 인사했듯이 말입니다.
저는 몇 번이나 이런 첫 인사를 하며 지금의 시간에 도착했을까요?
첫 친구, 첫 학교, 첫 여행, 첫 시험, 첫 실패, 첫 사랑, 첫 술, 첫 성공, 첫 집...
그 수많은 처음의 인사를 떠올리니 어쩐지 볼이 달아 오릅니다. 처음이라 어색했던 것, 처음이라 낯설었던 것, 그래서 어설펐고 그래서 부끄러웠던 그때. 그럴때면 저는 당신의 품에 안겨 울던 첫 날을 떠올렸습니다. 기억도 나지 않는 그 첫날. 그저 울음을 터뜨렸을 뿐인데도 감격한 듯한 당신의 표정을 상상했습니다. 그러면 두렵기만한 처음의 마음이 조금은 안심이 되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이천이십사 년. 익숙해지려면 새순이 자랄 시기가 되어야 할 이 숫자. 평생을 두고 처음 맞이한 이 숫자 앞에서도 저는 인사를 건네기 조금 두렵습니다. 그렇게나 많은 해와 인사를 했음에도 여전히 한 해의 첫 날은 낯설기만 합니다.
그렇다고 울어버릴만큼은 아닙니다.
그러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은 이미 당신께서 제게 알려주신 것이니까요.
그렇다고 서두르려 하지도 않겠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괜찮다고 작년의 오늘. 당신이 내게 그리 말해주었으니까요.
“안녕.”
천천히 인사를 해보려 합니다. 어색하게 손을 들며, 밤새 연습한 듯 미소 지으며.
이천이십사 년. 일 월. 일 일.
《윤고은의 EBS 북카페》일간 카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