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보는 나

by 최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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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에 주변 눈치를 보는 이들을 보며 사람들은 줏대가 없다, 자기 생각이나 의견이 부족하다는 평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눈치는 인류가 가진 최고의 생존술이었는데요.

아주 오래전, 인류가 사냥하던 시절로 돌아가 볼까요?


아직 농경이나 가축을 기를 기술이 없던 시절. 생존을 위한 유일한 방법은 사냥이었습니다.

하지만 생존 본능은 생명을 지닌 모든 이에게 공통적이어서 순순히 자신의 목숨을 내주는 존재는 아무도 없었죠. 그렇기에 살아남기 위해서 우리는 눈치를 키워야 했는데요. 소리를 내지 않으면서 사냥감의 움직임을 정확히 예측하는 이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말하자면 우리는 인류 중에서도 가장 눈치가 빨랐던 이들의 후손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DNA에는 눈치가 이미 탑재되어 있다고 봐도 무방하겠죠.


그리고 이 눈치의 능력은 사냥의 시절을 보낸 후에도 이어졌습니다. 이번에는 사회라는 공동체 생활을 하기 위해 필요한 눈치였죠. 인류는 다른 동물보다 약하기에 함께 모여 공동체 생활을 했습니다. 약한 힘을 모아 커다란 힘을 만들기 위한 방법이었죠. 문제는 이렇게 모여 사는 것이 기본이 되다 보니 우리는 상대의 눈치를 쉼 없이 살펴야 했습니다.


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은 이런 인간의 눈치가 생존 욕구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학교나 직장, 심지어 지인이나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상대의 눈치를 보는 것. 그것 역시 일종의 생존 본능이라는 것입니다.


이쯤 되니 아직 잘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모두 어느 정도는 눈치 싸움의 고수들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요. 그러니 우리 능력을 믿고 어느 정도는 편안하게, 또 여유 있게 눈치 보지 않는 시간을 보내도 괜찮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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