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실거리는 파도 위를 오가는 거대한 배. 그들을 보면 우리는 자연스레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 무거운 쇳덩어리가 어떻게 저리 바다 위를 둥둥 떠다닐 수 있는 걸까? 비행기가 하늘을 나는 원리가 아직도 비밀에 감춰져 있는 것에 반해, 배가 물 위를 떠다니는 비밀은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쇠 자체는 물보다 무겁지만, 그것을 배나 그릇의 모양으로 만들면 물체의 무게를 부피로 나눈 ‘평균밀도’가 물보다 작아지게 되고, 그러면 물체는 물보다 가벼워 뜨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의외로 배가 크면 클수록 더 바다에 쉽게 뜰 수 있는데요, 문제는 너무 물에 잘 뜨는 나머지 그대로 두면 배가 오뚝이처럼 뒤집어진다는 것입니다. 이리저리 흔들리다 가끔 전복해 버리는 우리의 하루처럼 말이죠.
그러면 다시 한번 묻고 싶어집니다. 뒤집히지 않으려면, 거대한 파도와 폭풍우, 풍랑을 만나도 묵묵히 그것을 헤치고 나아가는 건 대체 어떻게 하는 걸까? 이 질문을 저 넓은 바다 위를 떠다니는 배에 묻고 싶어집니다.
이 질문의 답은 평형수에 있습니다. 배는 가장 적당히 물속에 들어올 수 있을 무게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배의 아래는 평형수라 불리는 물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있죠. 싣고자 하는 화물의 무게를 계산해 평형수를 알맞게 넣으면 배는 균형 잡힌 모습으로 바다를 가를 수 있죠.
그렇다면 우리는 어떨까요? 우리의 균형을 잡아줄 평형수는 어디에 있을까요?
이 질문의 답은 모두가 다를 것입니다. 누군가는 아침의 커피 한 잔이 그것일 수 있고, 누군가는 저녁 산책이, 또 누군가는 음악을 듣거나 몰두할 수 있는 취미 활동이 그것이겠죠.
화물과도 같은 무거운 일상의 짐. 그것이 너무 버거울 때면 짐은 잠시 내려두고, 일상의 평형수를 찾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무거운 짐도 나의 하루, 혹은 인생도 뒤집어져 버릴지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