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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CHANGE

by 최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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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낭만주의 그림 뒤에 찾아온 사실주의의 그림들.

사람들은 그 그림을 처음부터 두 팔 벌려 환영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현실의 모습은 아름답지만은 않았기 때문이죠.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화가 쿠르베는 1850년 <오르낭의 매장>이라는 작품을 발표했습니다.

그 그림은 일반 서민들의 장례 풍경을 담은 그림이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거대한 캔버스에 말이죠.


문제는 당시 사람들은 거대한 캔버스에 담길 작품이라면 신적이거나 아름답거나, 고급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비평계에서는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더럽고 괴상한 것을 그린 그림”이라며

이 작품을 혹평하기도 했죠.


하지만 이런 비평은 시대의 흐름. 그 거대한 물결을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꾸며진 진실이나 허황된 권위보다는 내가 직접 보고 느끼고 체험하는 사실들.

그런 사실을 정면으로 바라봐야만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시대의 목소리가 말하고 있었던 것이죠.


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것은 화가들만이 아니었는데요. 스탕달과 발자크, 플로베르는 연이어 눈앞에 펼쳐진 진실을 표현해냈습니다. 그리고 진실의 이야기는 쌓이고 쌓여 인간 본연의 모습에 질문을 던졌는데요.


인간 자신에 대해 묻기 시작한 그때,

세상은 한 번 더 변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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