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문의 삶을 선물하고 싶어서
【우리는 서로의 첫번째】
#2. 미문의 삶을 선물하고 싶어서
"미문을 쓰겠다면 먼저 미문의 인생을 살자"
- 김연수 '소설가의 일' 중에서
【소개】
아이는 열달 남짓의 시간을 부모에게 선물 합니다. 그 시간 동안 엄마와 아빠는 '준비'를 해야 하죠. 그 목록을 하나씩 적다보면 아득하거나 혹은 지난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왜 아니겠습니까. 한 생명이 온다는데...
D와 J도 그랬습니다. 목록의 체크박스에 수없이 '브이'를 그려보지만, 준비된 목록보다 준비해야 할 목록은 언제나 많습니다. 그래서 가끔 허리를 펴고, 가끔 한숨을 내쉬기도 하는게 예비 부모의 흔하디 흔한 일입니다.
하지만 아이가 오기 전의 준비 목록은 아이가 온 후의 준비 목록에 비한다면 별것 아니었다는 것은 예비 부모에서 '예비'를 지우고 부모가 된 이들이 마주해야 할 진리 중 하나였죠.
그때가 되면 부모들은 흔히 이런 생각을 합니다. "더 해줄 수 있는게 있을까?" 이미 많은 것을 해주고 있지만, '더'라는 한 글자에 자꾸 시선을 빼앗깁니다.
D와 J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그런다고 없던 것이 갑자기 뿅, 하고 나타나는 일은 없었습니다. (요즘은 동화에서도 그런 일은 거의 없다죠.) 어쩌면 그래서였을지 모릅니다. D와 J. 두 사람이 미문을 모으기 시작한 것은 말입니다.
아직 미문의 생을 살지는 못하지만, 미문을 꾸준히 모으다보면. 그것으로 미문의 생을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리하여 운이 좋다면 아이에게도 그런 삶을 선물해줄 수 있지 않을까. 두 사람은 그런 생각으로 미문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의 첫번째>이 책은 미문의 수집에서 시작해, 미문의 생으로 끝나는 이야기 일지도 모릅니다.
부디 이 책과 함께 당신의 생도 그러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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