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차 K-직장인의 회사나기
"아침 출근하자마자 상무님께 팀즈와 메일로 보고 드립시다"
집에서 줌을 통해 외부 교육을 받는 날이라, 교육 시작하기 전, 잠깐 회사 메일을 체크하려고 들어갔더니
팀장님께 메일이 와있습니다.
'에에... 팀장님이 보고 해 주신다고 했던 것 같은데...
아.. 교육 들어가기 전에, 어제 공부했던거 복습하고 들어가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듭니다.
어떡하지?? 약간 고민이 됩니다.
수업을 제대로 들으려면 어제 수업을 정리해야 할것 같은데,
그렇다고 보고를 미루자니, 팀장님 말을 안들은 것도 같고, 무엇보다 수업들으면서 계속 생각이 날것 같습니다.
그래 고! 얼른 하자!!! 얼른 해 치워 버리자앗!!!
빠닥빠닥 작업을 해 봅니다.
30여분의 수정 작업을 거쳐, 메일을 씁니다.
고민이 또 됩니다.
'이 문장을 쓰면, 무슨 질문이 또 나올까??'
'이렇게 쓰면 나의 의도가 잘 전달이 될까?"
하다 보니, 또 20여분이 갑니다.
상무님과 팀원들이 모두 있는 팀즈 방에 한번 올렸는데, 마음에 안드는 문장이 있어 1분있다가 삭제 합니다.
수정을 하고 있는데 팀장님이 중국에서 전화를 주십니다
"어, 그거 삭제 잘했고, 마지막에 계획은 너무 디테일하게 적지 말고 의지치정도만 적읍시다.
그거 보고 또 왜 이렇게 했냐, 협의는 누구하고 한거냐, 이렇게 나오면 골치 아프다"
"...아.. 네 알겠습니다 팀장님"
사실 메일은 이미 보냈는데, 얼른 가서 메일 회수를 합니다. 다행히 안보셨구만요.
서면 보고 하나 하기가 이렇게 어려워서야 원.
다 쓰고 나서 다시 보내려는데 계속 망설여집니다.
대기업 임원님이 어디 그리 호락호락한 사람인가요 -_-;;;
9시 25분이 되니, 오늘 들어가야 하는 외부 교육 담당자에게 전화가 옵니다.
"네 지금 들어가고 있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메일을 쑝 보내고 팀즈도 보냅니다.
속 마음은
'아몰랑, 어차피 지금 맞으나, 나중에 맞으나;;;'
회사 시스템이랑 접속되어 있는 클라우드도 교육을 위해 종료를 합니다.
쓰고 났더니, 교육 집중은 꽤 됩니다.
이제 시간은 어쨌든 벌었으니까요.
한시간 쯤 지났나.. 휴대폰을 보니, 팀즈에 알람이 떠 있습니다.
상무님이름으루요
"네 좋은 방향으로 잘 진행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뭐야.. 이렇게 한마디로 끝난다고?
내가 그렇게 고민했는데?? 이렇게 유난을 떨었는데??
커헉.. 뭔가 허무합니다.
사실, 임원의 가장 좋은 코멘트는
"OK"
"그렇게 합시다"
라는 걸 이성적으로 알고 있긴 한데, 유난히 이번엔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점심시간을 이용해 일을 진행시켜 봅니다.
잘 끝나서 하는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피드백을 두려워하지 않아야겠습니다.
상무님 피드백도 그렇지만, 팀장님 피드백은 더욱요.
그리고, 뜨거운 감자는 얼른 넘기는게 맞습니다.
P.S.
임원 보고는 타이밍이 중요한 것 같기도 합니다.
감정형인 사람들은 기분이 좀 좋을떄, 이성적인 사람들은.. 쉽지 않지만? 그래도 일이 좀 많을때?
(혹은, 지금처럼 해외 출장 가 있을때???ㅎㅎㅎ)
아참. AI같은 임원, 상사에게는 안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