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상
30대에 체력이 좋다는건 엄청난 강점입니다.
아침에 단지 피트니스 센터에서 "동기부여"에 대한 영상을 보면서 운동을 하는데
저런 멘트가 나옵니다. 그러면서 옆에 있던 다른 진행자도 "너~~~어무 공감합니다" 라는 말을 합니다.
"그렇지.. "
라고 생각하면서도 "헐, 나는 40대인데,그것도 후반인데 난 이미 삭았냐.."?
라고 울컥해 봅니다.
전 나름 체력에는 자신이 있는 편이었고, 여전히 있는 편입니다.
뭐, 체력을 측정하는 방법이나 생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날새서 술먹을 수 있냐?"를 기준점으로 두기도 하더군요.
저는 근데, 평생 날새서 술먹는 걸 해 본게 두번? 정도 인듯 합니다.
술먹다가 날이 새면 '하.. 하루를 완전히 버렸네'라는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덩치는 크지만, 나름 일주일에 서너번씩 운동을 했고,
자전거 출퇴근도 하려고 하고, 맨손 운동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디스크 진단을 몇번이나 받았지만, 코어근육으로 잘 이겨내고 있고,
4년전엔 척추 압박골절이 됐지만, 플랭크 하고, 자전거로 잘 이겨내고 있는 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엔 에너지가 딸리는게 느껴집니다.
어제, 외부 교육을 듣고 났는데, 교육을 들을때 까지만 해도 으쌰으쌰 했던 에너지가.
딱 끝나고 거실로 나가자마자, 힘이 쑥 빠집니다.
오늘 하루 에너지를 다 쓴 느낌입니다.
아내가 제가 나온걸 보고
"여보 나 궁금한거 있어~~" 라고 하면서 경매 관련한 궁금증을 이야기 합니다.
... 에너지가 다된것 같아 대답을 안하고 싶기도 했는데,
또 그 질문이, 공부를 좀만하면 바로 알 수 있는 질문입니다.
설명을 해 주고 싶은데, 단어 생각이 잘 안납니다.
'뭐 이하로는 그냥 안봐도 되는데.. 뭐였더라'..
이노무 알콜성 치매.. (이젠 술을 끊어도 치유가 안됩니다 -_-)
저도 찾아보지 않고 대충 설명을 해 줬더니
"거봐, 당신도 정확히 모르네,
안되겠다. 이거 권리 분석하고 입찰가를 정해 줄 수 있는 사람한테 위탁을 해 볼까?"
라고 합니다.
저도 모르게 팍 짜증이 터집니다.
"아니, 자기가 공부할 생각을 해야지, 뭘 맨날 위탁할 생각만해, 이거 좀만 공부하면 되는거야!"
라고 약간 소리가 높아집니다.
아내는 경험을 중시해서 직접 보고 느끼는걸 좋아하지, 아카데믹한 공부는 되게 싫어하거든요.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요한건 해야지! 왜 안하지?? 하는 평소 생각이 어제 나왔던 것 같습니다.
방에 다시 들어와서 곰곰히 생각해 봅니다.
아.. 내가 에너지가 많이 줄어들었구나.
하는 반성이 됩니다.
아마, 제가 체력이 되고, 에너지가 남아 있었다면, 아내에게 이렇게 짜증내지 않았을겁니다.
사람의 인내심이나 참을성과 같은 다른 동물들에게 없는 능력을 발휘할때는
부신피질((이었던가 ...이것도 또 정확히 생각이 안나네요 허허)이 활성화 되어야 하는데
얘가 워낙 에너지를 많이 쓴다고 합니다.
그리고 왼종일 수업을 적극적으로 들었으니, 에너지가 다 쓰일 만도 했겠죠.
나이가 50이 가까워져 오면서 에너지를 잘 저장하고 또 폭발적으로 쓰기도 힘든거구요.
내 몸상태를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금주하고 있는건 매우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에 들어올때, 에너지는 어느정도 꼭 남겨놔야겠습니다.
에너지가 없을때, 유난히 아내에게 짜증을 많이 내는 것 같아, 매우 미안한 어제였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