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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고 온천 쇼핑 스트리트(하이칼라 거리)

다음은 없다.

by 이진우

신도 이곳에서 치유하고 간다는 도고 온천에서 온센을 하고 식사를 하거나 거리를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 카페는 생각보다 적고 잡화점이 다양하게 있는데 가격도 크게 부담되지 않고 어느 정도 선에서 구매할만한 가격대다.

젓가락 받침대나 아기자기하고 선물하기에 딱 좋은 재품들이 많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일본을 여행하면 종종 보이는 유리컵 제품들이 있는데 색감이 좋고 디자인이 예뻐 종종 선물용으로 구입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여행 초기이기도 하고 다른 곳에도 있겠지. 기념품이라는 게 다 여기도 있고 저기도 있고 그런 게 아니겠어?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왠지 손이 가지 않았다. 깔끔하게 빚어진 백자와 같은 사케 잔이 매력적이었다. 살까 말까 그 자리에서 100번을 고민했다. 사케 잔에 니혼슈를 넘쳐도 개의치 않고 계속해서 따른다. 그러면 그 각에 술이 차는데 각에도 술이 어느 선까지 찰 때까지 따른다. 넘치도록 따른 술은 버리는 것이 아니라 다시 마신다. 이게 또 일본식 풍류다. 왜, 중국에서도 술을 넘치게 따르는 것이 주도라 하지 않나. 그런 것 같이 일본에서도 그런 풍류가 있다 한다.

마츠야마는 일본에서 손꼽히는 귤 생산지다. 그래서 귤을 이용한 재미있는 주스 가게도 있는데 수도꼭지 감귤 주스가 바로 그것이다. 수도꼭지 감귤 주스를 맛본 뒤에 원하는 감귤 주스를 구매해도 좋은데 감귤 주스는 시코쿠 어디에서나 구매할 수 있었다. 단, 유명 품종이 아니라면 여기 어딘가에서 구매하는 게 좋을 수도 있다.

이곳에는 마츠야마 대표 타월인 이오리(伊織) 타월의 본점이 있기도 하지만 다양한 타월을 구경하는 것도 재밌다. 일본에서는 여름이 더운 탓인지 여름에 땀수건을 소지하는 분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타월에도 다양한 디자인에 각각의 색깔을 넣은 제품이 많았다.

사진을 찍는 사람 입장에서 다양한 색을 담을 수 있는 건 카메라 머신과 렌즈의 표현 영역을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좋은 셔터 찬스다.

그나저나 하이칼라 거리에서 좋은 상품들을 많이 만났지만 아직 여행 날짜가 많이 남았기도 했고 앞으로 똑같은 제품이 있겠지라는 다음에 사자.라고 생각했다. 항상, 우리 인생이 그렇다. 다음에 또 와야지. 다음에 고백해야지. 다음에 말 한번 해보지. 다음에 부모님 찾아뵙지. 그런 다음이라는 편리한 생각들. 하지만 우리는 모두 마음속 깊은 곳 한편에서는 이미 알고 있을지 모른다.

다음은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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