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 '주라기 월드' 후쿠이현의 '에치젠 오로시 소바'
후쿠이현은 일본에서 유일하게 공룡화석이 발견된 곳이다. 의외로 일본에서 공룡 화석이 발견된 것은 1982년으로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1980년대까지 공룡 화석에 대한 발견이 없다가 후쿠이현에서 가장 처음 육식 공룡과 함께 초식 공룡까지 화석이 조금씩 발견되었다. 그러다가 데이노니쿠스라는 공룡의 완전한 화석이 발견됨에 따라 후쿠이현에서 공룡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공룡 연구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내는 듯 후쿠이역사를 나오면 바로 마주치는 것이 바로 오른쪽에 공룡이다. 벽에는 트릭아트가 있고 역 앞 광장에는 꽤나 크고 신체의 일부가 움직이면서도 심지어 공룡 소리까지 나는 실감 나는 형태의 공룡 모형들이 있었다. 지나가는 어린이도 어른도 지나가던 길을 멈추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후쿠이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단연 '공룡 박물관'이다. 후쿠이현에서 진행하는 이 박물관은 2022년 12월 5일부터 리뉴얼에 들어갔다. 투입된 예산은 자그마치 93억 엔을 투입했고 2023년 7월에 재개장을 앞두고 있어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근에는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하여 도쿄에서 출발하는 관광버스의 예약을 시작하는 등 기세가 대단하다.
아쉽게도 후쿠이 현을 방문했을 당시에는 공룡 박물관이 리뉴얼 중이었기 때문에 다른 곳을 들려야 했다.
또 한가지 후쿠이에서 유명한 것이 있다면 '에이헤이지(永平寺)'라고 하는 사찰인데 에이헤이지로 가는 버스 티켓을 후쿠이 관광 센터에서 구매할 수 있다. 후쿠이 관광 안내소는 후쿠이의 관광 정보를 안내 받을 수 있을 뿐만아니라 버스 티켓도 구매할 수 있다. 대략적인 시간을 알려드리면 적당한 버스편이나 교통편 추천도 해주시기 때문에 편리하다.
에이헤이지로 가는 버스 출발까지 여유시간이 있었다. 역 근처에 후쿠이현의 명물 소바집이 있다고 해서 그 쪽으로 향했다. 역 앞 광장에 마련된 야외 스케이트 장에서 어린이들이 신나게 겨울 스포츠를 즐기고 있었다. 코는 쌔빨갛지만 추위를 가르며 겨울아 비켜라 쌩쌩하는 씩씩한 모습이다. 쇼핑몰 내 상점가에서는 후쿠이에서 추억을 남기려 하는 일본 여행객들의 선물 고르는 모습이 정겨웠다.
후쿠이 지방에는 유명한 소바가 있는데 소바에 파와 가츠오 부시를 올리고 소바를 적셔 먹는 소스에 간무를 듬뿍 넣어서 먹는 '에치젠 오로시 소바'가 바로 그것이다. 에치젠은 '후쿠이'의 옛 명칭이고 '오로시'는 무를 강판에 내린 것을 말한다. 어떤 음식인지 궁금해서 역 근처에서 에치젠 오로시 소바를 하는 '아미다 소바' 집을 찾았다.
기본 에치젠 오로시 소바(이하 오로시 소바) 하나와 마침 배가 고파서 밥을 하나 주문했다. 흰 밥이 없어서 '갓 무침 밥(高菜ごはん)'을 주문했다. 처음 만나는 오로시 소바는 상식의 틀을 깨는 음식이었다. 면은 넓적하고 그 위에 가쓰오부시 토핑이라니. 장국은 외관상으로는 간장소스가 맞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흰 빛이었다.
'갓무침 밥' 특이했다. 일본식 갓 무침이 밥 위에 토핑으로 잔뜩 올라가서 참 맛있어 보였다. 처음 먹을 때는 이 면을 장국에 찍어 먹어야 할지 뿌려 먹어야 할지 고민이었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찍어 먹을지, 부어 먹을지 망설이는 모습이 보여서 웃음이 났다.
잠시 메뉴를 보니 먹는 법이 적혀 있었는데 찍어먹어도 되고 부어먹어도 되는 취향껏 즐기면 되는 음식이었다.
적당한 간의 장국에 알싸한 무의 매운맛 그리고 얇은 가쓰오부시의 감칠맛과 쫄깃한 식감이 어우리 지는 맛이었다. 단순히 무 간 것과 가쓰오부시만이 추가되었을 뿐인데 참 재미있는 음식으로 재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