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대회 첫 주전으로 뛰던 날

2025년 광양 청소년 농구대회

by 초록노동자


아이가 농구선수로 성장하는 과정을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아이의 꿈을 돕는 엄마의 기록입니다.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맡아 책임지고 수행하듯이, 집에서는 본격적으로 아이의 프로젝트의 책임을 맡아 시작합니다.






2025년 광양 청소년 농구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10월 23일 오후 1시에 여수로 출발했다. 군산에서 여수까지는 2시간 30분이 걸린다. 여수의 여천중학교 농구부와 4시에 연습경기를 했다. 우리 아이들은 2학년 2명과 1학년 4명으로 총 6명이다. 2학년 아이들이 많지 않아, 아이는 1학년임에도 불구하고 주전으로 뛰게 되었다. 3학년 형들 없이 처음으로 하는 경기라서 조금 긴장했다. 여천중학교 농구부는 9명이었는데, 1명은 팔을 다쳐서 못 뛰었다.


아이는 여천중학교와의 시합에서 세게 날아오던 농구공을 잘못 맞아 오른쪽 새끼손가락의 인대가 늘어났다. 경기 마치고 숙소에 돌아와 뿌리는 파스를 바르고 고정기를 끼워줬다. 대회에서 뛰기도 전인데 벌써 다쳐서 걱정되었다. 총 네 경기를 더 뛰어야 하는데... 더 다치지 않기를 바라며.

숙소는 광양에 있었다. 숙소 근처에서 뼈다귀해장국을 먹고 숙소로 들어와 아이들이 먹을 간식을 나눠주었다. 아침에 2번과 저녁에 2번 먹을 것을 예상하고 나누었다. 내가 간식을 나누는 동안 다른 부모님은 땀에 절은 운동복을 걷어 빨래방으로 가셨다. 시합에 따라가는 부모님이 최소 두 명은 필요하다.






<2025년 광양 청소년 농구대회>

주최: 전라남도

장소: 광양 성황스포츠센터 3층 다목적홀

숙소: 호텔 굿데이



다음날 아침, 숙소에서 주는 조식을 먹었다. 나쁘지는 않았으나, 아이들이 반찬을 가리니까 먹을만한 반찬은 거의 없었다. 혹시나 해서 감독님께 라면을 먹여도 될지 여쭤봤는데, 단칼에 머리를 흔드셨다. 철없는 질문 한 것을 후회하며, 혼나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다음부터 이런 질문은 절대 하지 말아야겠다.


식당에 아이들이 앉을자리가 있는지 확인하고, 계성중학교 농구부 선수들이 먹고 있어서 우리 아이들은 조금 늦게 내려오도록 했다. 감독님께서 무엇을 말씀하시든 느릿느릿, 보고 있으면 속 터진다. 감독님께서 말씀하시는 시간에 딱딱 맞춰 나오도록 교육시켜야겠다.

오늘 첫 경기는 9시에 시작된다. 아침을 잘 먹어야 하는데... 예상했던 대로 아이들은 대부분 김만 싸서 밥도 조금만 먹었다. 아침이 부실할 것 같아서 챙겨 온 간식을 나눠줬다. 밥 먹은 후에 바나나 1개, 요플레 1개, 음료 1개를 무조건 다 먹도록 했다. 챙겨야 할 것이 많다.


10월 25일(토) 09:20~10:30 군산중학교:충주중학교 53:49


농구선수 엄마이긴 하지만, 나는 농구의 규칙을 전혀 모른다. 축구, 농구, 야구 등 거의 모든 스포츠를 보는 것도, 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농구는 이제 공부해야지 생각은 하지만, 관심이 없어서인지 자꾸 미루고 있다. 아이가 규칙을 설명해 줘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엄마는 얘기해 줘도 맨날 기억도 못 한다고 혼나기 일쑤다.


첫 번째 경기는 이겼다. 공을 넣을 때마다 신나서 응원했는데, 경기 내용은 좋지 않았다보다. 감독님께서 엄청 화를 내셨다. 아이는 자주 혼나고 교체되었다. 대기석에 앉아서 엄마에게 계속 불만의 눈빛을 보낸다. 공감한다고, 진정하라고 손짓을 했다. 부모가 시합에 따라와야 하는 이유다. 마음의 안정을 위해 이런 것도 다 받아줘야 한다. 내 눈에는 잘하는 것 같아 보였는데, 오늘은 코치님 말을 더 안 듣고 하고 싶은 대로 경기했나 보다.


이번 경기에서 흰색 유니폼을 입었는데, 우리 아이 유니폼만 앞부분이 누렇게 변해 있었다. 앞쪽에 뭔가를 흘렸었다고 한다. 음... 미안하다. 다 엄마의 잘못이니라... 평소에 스스로 세탁기를 돌려 빨래하도록 습관들이고 들여다보지도 않았더니, 저 정도일지 몰랐다. 경기 뛰는 내내 미안했다. 일요일에 돌아오면 바로 손빨래해서 하얗게 만들어놔야겠다. 안 지워지면... 비싸더라도 새로 사야지^^; (손빨래를 여러 번 했고, 거의 다 지워졌다)


첫 경기를 마치고, 그다음 경기에서 계성중학교가 뛰는 것을 조금 지켜봤다. 계성중학교는 오후 시합의 상대이다. 아이에게 15번을 잘 막아야겠다고 얘기해 줬다. (정말 잘 막았다. 잘했어.)



10월 25일(토) 14:30~15:45 군산중학교:계성중학교 55:30


이게 웬일이지, 2연승을 했다. 시합을 마친 후, 우리 이러다가 1등 하는 거 아니냐는 (실현 가능할 수도 있는) 농담을 했다. 진짜 그럴 수도. 왜냐하면 내일 세 번째 시합의 상대인 동아중학교가 오전 경기에서 계성중학교에 졌는데, 그 계성중학교를 우리가 이긴 거다. 세상에, 우리 정말 3승 할 수도 있겠다. 아이들 기분이 한껏 고무되었다. 감독님도 기분이 좋으신가 보다. 자주 보니까, 무표정 안에 화남과 기분 좋음이 들어 있음을 눈치채게 되었다.

저녁 메뉴는 광양에 왔으니까 광양불고기. 마치고 숙소 옆 오락실에도 가게 해주셨다. 휴대폰 사용도 저녁 8시까지 허락하셨다. 감독님 기분 좋으신 게 확실하다. 아이들도 기분이 좋다. 부모님들도 모두 기분 좋았다. 계속 이렇게만 해다오^^



10월 26일(일) 09:30~10:45 군산중학교:동아중학교 62:47


세상에, 우리가 이겼다. 이게 진짜 웬일인가. 우리가 3연승이라니. 그래서 오후에 시상식에 참석한다고 한다. 당연하지, 상장을 받아야 하니까!


그동안 실패에 익숙해졌었다. 그러다 보니 3연승이 어색하다. 우리가 왜 이겼지? 이유가 뭘까 궁금하다. 감독님께서 생각하시는 이유는 무엇일지 궁금하다. 다른 팀들이 우리보다 더 못해서 이긴 걸까. 그럼 전체적으로 실력이 하향평준화 된 거 아닐까. 우리가 대체 왜 이겼을까. 나는 왜 이렇게 우리 아이들의 실력을 의심할까?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웃음이 났다. 이번에 우리가 3연승 한 이유를 분석해야 한다. 정말 우리의 실력 때문인 건지, 알아야 다음 경기를 준비할 수 있다.


10월 26일(일) 14:00 시상식에서, 준우승!


똑같이 3승을 했던 금명중학교가 골 득점이 더 많아 우승을 했고, 우리는 준우승을 했다. 단상에 올라가 상을 받고 바다를 잠깐 보고 돌아왔다. 고생 많았다 아이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