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생판 남의 친절에 마음이 밝아진다.

[5화] 어색한 친절

by fiely

지나가는 어린아이의 해맑은 미소,

아래윗집 아이들의 인사,

모르는 어르신의 어깨 툭툭- "고생해"라는 격려,

음식점에서 맛있게 드시라는 친절함,

어딘가의 라운지에서 나의 무릎에 담요를 덮어주는 섬세함,

라테아트의 정성,

그리고 선생님들의 위로,

...


그래도 나 같은 사람에게도 아직 살만한 세상인지도?

라고 아주 잠깐동안 생각을 하게 한다.


그 잠시의 안정감은, 하루 종일 알지 못할 불안에 소모하는 시간들을 지연시키는 힘을 가진다.

그러나, 뭐가 그리 바쁜지, 이내 곧 즐길 새도 없이-

알 수 없는 불안으로 마음을 다시 소모시켜 댄다.


요즘 글을 남기는 사람은 점점 많고,

글을 읽는 사람은 점점 줄어든다는 어딘가의 글을 봤다.

나 또한, 내 마음의 소모를 기록하고, 마음의 안정을 기억하려고 한다.

누가 읽지 않는다면 내가 읽고, 읽고 또 읽어 여러 번 고쳐본다.

마치 소모시키지 못한 불안함들이 더 타오를 수 있도록 말이다.


다른 이들의 얼굴을 보고 친절을 베푸는 건 아직은 어색하지만,

내 소모의 기록으로 누군가는 잠시의 안정감을 느끼길 바란다.

비록 친절의 글은 아니지만, 어설픈 내 마음이,

당신의 마음에 잠시의 안정감을 주기를 희망한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중에서 불안으로 마음을 소모시키는 사람은

이미 수많은 잿덩이들을 가진 나 하나면 충분하다.


20251113_113451.jpg 내 인생보다 더 발란스가 잡힌 밀크폼. 섬세한 다정함이 느껴진 어느 날.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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