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는 참지 않아
지난번 이야기에 이어, 이번에도 유저 리서치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유저 리서치는 선택사항이 아닌,
합격하는 UX UI 포트폴리오에 꼭 들어가는 핵심 요소입니다!
과거에는 유저들이 선택의 여지가 없어 공급자 위주로 제공되는 서비스나 제품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하지만 이제는 선택지가 넘쳐나기 때문에 유저들은 참지 않습니다. 조금이라도 불편하거나 만족스럽지 않으면 가차 없이 떠나버립니다. 그래서 유저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반영하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제가 스타트업에서 일했던 시절, 여러 서비스 아이디어를 실험적으로 출시했었습니다. 그때 우리는 "이렇게 하면 유저들이 분명히 좋아할 거야. 우리는 비로 대박 날 거야!"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제대로 된 유저 리서치 없이 서비스를 개발했습니다. 시작 전 유저에게 물어보기는 했지만, "이런 서비스가 나오면 쓰실 건가요?" 하고 물어봤고, 유저는 "있으면 좋겠네요. 쓸게요~"라고 (형식적으로) 대답했습니다. 디자이너 1명, 기획자 1명, 개발자 2명이서 한 달 동안 리소스를 밤낮으로 쏟아부어 결제 기능까지 완벽하게 갖춘 앱을 출시했습니다.
그 결과는 참담했어요. 서비스 런칭 후, 유저들은 전혀 사용하지 않았고, 결국 그 프로젝트는 실패로 끝났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어요. 유저 리서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유저들이 실제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가 원하는 방향대로만 서비스를 기획했어요.
이러한 문제는 스타트업에서만 일어나지 않습니다. 대기업에서도 유저 리서치를 무시한 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죽하면 CX가 customer experience가 아니라 ceo experience라고 농담할 정도..)
제가 예로 드는 것들 중 하다가 이마트24 앱 사례입니다. (이 글에서 이마트24 앱을 비난하려는 것은 아니에요. 오히려 제가 애정하는 브랜드입니다! 단지 좋은 사례라고 생각해서 가져왔어요)
2022년 말 이마트24 앱이 업데이트되었고 기사가 났습니다.
다양한 게임을 통한 마케팅, 앱 전체가 하나의 가상공간, NFT를 활용한 멤버십 확장성, 게임을 하면서 자연스러운 각인효과, 게임 내 랭킹을 통해 고객들의 승부욕과 경쟁심리를 자극, 끊임없이 앱에 머물도록 하는 ‘이마트24의 습관화’, 게임을 통해 얻는 토큰으로 쿠폰 교환, 나만의 캐릭터 꾸미기, 앱에서 게임&쇼핑, 유통업계의 새로운 기준, 글로벌 게임사와 14개월간의 개발, 대충 좋은 거 x 10000....
그 당시 좋은 말을 모두 나열하였습니다. 기사를 보면 글로벌 게임사와 14개월 동안 개발했다니.. 엄청난 비용이 들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유저들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굉장히 차가웠어요.
제가 앱 리뷰 일부분만 가져온 것이 아니라,
대부분이 이런 리뷰였습니다.
편의점 앱 어떨 때 들어가시나요? 재고 확인하고, 픽업 예약, 적립 기능을 주로 쓰지 않나요? 이런 자주 쓰는 기능들은 숨겨져 있고, 유저들이 편의점 앱에서 기대하지 않는 게임 요소들, 원숭이 캐릭터가 들어가면서 불만이 폭주했습니다. 유저의 니즈를 무시하고, 공급자가 원하는 대로만 서비스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이전의 앱은 어땠을까요?
명확하고 쉽지 않나요?
포트폴리오를 보면 (특히 주니어들의 개인 프로젝트의 경우) 종종 유저의 니즈와 무관한 기능들을 추가한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음식주문 앱에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를 넣거나 메타버스를 도입하는 등의 포트폴리오들이 있습니다. 일부 주니어 분들은 화려한 기술이나 최신 트렌드, 끝내주는 그래픽을 적용하고 싶어 합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화려하지 않은 포트폴리오가 될까 봐 걱정하면서요. 유저가 실제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는 관심이 없는 채로요.
제대로 된 유저 리서치 없이 UX UI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은 탈락하는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유저 리서치는 단순히 설문조사로 필요한 것을 고르시오 하는 것을 넘어서, 그들의 행동, 필요, 기대를 깊이 이해하는 과정입니다. 신기술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이 유저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지입니다.
이마트24 지금 앱은 어떨까요?
결국 2024년 8월 기준,
사용자들이 원하는 기능이 있고
원숭이가 없는 원래 앱처럼 되돌아갔습니다.
냉정하게 내 디자인이 유저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이 맞을까?
내가 원하는 것을 만든 게 아닐까? 생각해 보세요.
답은 유저에게 있습니다.
피그마스터
9년 차 프로덕트 디자이너. 네카라쿠배, 삼성에 재직하였습니다.
현재 4년째 포트폴리오 강의,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네카라쿠배 합격하는 UX UI 포트폴리오 가이드 : https://www.latpeed.com/products/6ZfCZ
포트폴리오 원본 포함본 : https://kmong.com/self-marketing/509861/nbwLsbHqtA
포트폴리오 컨설팅 : https://www.latpeed.com/products/YnibA
전체 서비스 : https://litt.ly/figmas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