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온초 Mar 08. 2023

구글, 아마존, 넷플릭스가 원하는 인재란?

외국계 기업의 다소 특별한 인재상

사실 나는 브런치에 정보제공형 글 또는 본업에 대한 글은 올리는 것을 지양하는 편이다. 그렇지만 나라는 사람이 독자들에게 글로써 어떤 가치를 줄 수 있을지 고민하던 와중에... 실험적인 시도로 예전에 썼던 글을 한번 올려보고자 한다. 글을 읽는 독자님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과거에 FAANG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중 한 곳의 인턴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이때의 경험을 토대로 혁신적인 미국 테크 기업의 채용 프로세스와 인재상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1. 채용 프로세스 


외국계 기업은 주로 영문 이력서가 필수 서류이고, Rolling basis로 진행된다. Rolling basis라고 하면 지원 기한이 정해져있고 기한에 다다른 다음에 회사가 서류 검토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공고가 뜬 그 시점부터 들어오는 이력서들을 검토하기 시작하고, 적임자를 찾으면 바로 공고를 닫아버리는 시스템을 말한다. 따라서 최대한 timely하게 이력서를 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커버레터를 제출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영문 이력서 하나 띡- 내기 때문에 한 장의 이력서를 통해 자신의 매력을 최대한으로 드러내야 한다. 이력서가 일단 합격해야 본격적인 채용 프로세스를 시작할 수 있다.


2. 그렇다면 나의 이력서는?


이력서의 평가기준을 형식과 내용으로 나누어 설명해보겠다. 
1) 형식: 사실 내가 지원했을 당시 내 이력서는 프로페셔널함과 거리가 멀었다. Canva라는 디자인 사이트의 템플릿을 활용한 굉장히 알록달록한 예쁜 컬러 이력서였고, 기업보다는 디자인 스튜디오에 넣어야할 것 같은 이력서였다. 
2) 내용: 그렇다면 과거 이력, 즉 내용은 어땠을까? 일반적으로 FAANG과 같은 기업에서 일하는 인턴들을 보면 대개 다른 기업의 인턴 경험(대부분 비슷한 직무에서의)이 있기 마련인데, 저번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듯이 나의 이전 경력들은 마케팅과 큰 관련이 없었다. 그나마 관련성이 있다고 할 수 있는 파리 스튜디오에서의 SNS 영상 제작 인턴 경험도 사실상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직무는 아니었고, 이것이 아마 내가 몇몇 기업들로부터 리젝을 당한 이유였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격한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회사 분위기를 지켜보고, 다른 이들이 어떻게 채용되는지 지켜본 후에 FAANG이 추구하는 인재에 대해 내린 결론을 이렇다. 


3. 슈퍼외국계 기업 FAANG의 인재상은?


1) self-starter, 적극적인 사람을 원함


여러 외국계 기업들에 면접보러 다녀본 결과, 이것이 일반적인 외국계 기업과 FAANG의 가장 궁극적인 차이점이었다. 
외국계 기업이라고 다 적극적인 사람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인턴이면 그냥 인턴이 맡은 업무만 성실히 하면 된다"라고 생각하여 성실하고, 시키는 일 군말없이 열심히 할 것 같은 사람을 추구하는 기업들도 있었다. 
그런데 FAANG은 오히려 그 반대이다. 적극적으로 자신이 맡은 일보다도 더 많은 일을 개척하여 해내는 사람을 원한다. 얌전히 시키는 일만 하면 오히려 나쁜 평가를 받게 될 수 있다. 당연히 맡은 일은 잘하고, 거기에 플러스 알파를 하는 인턴을 원한다. (사실 나는 이걸깨닫는 데 까지 시간이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2) 따라서, 논리적이게 본인을 pitch할 수 있어야한다 


FAANG에서는 과거 이력을 설명할 때 본인의 능동적인 태도를 보여주길 원한다. 단순히 이걸 왜 했는지가 아니라, 왜 하였고, 정확히 무엇을 배웠고, 그 배움을 어떻게 적용했는지 얘기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정해진 프레임을 뛰어넘어 본인의 열정을 보여주는 사람을 원한다. 나같은 경우에는 회사 자체에 대해 리서치를 많이 하였고, 내가 일하게 될 섹터에 대해 최대한 조사해갔다. 근데 오히려 이 정도는 소극적인 편에 속했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면접 때 맡게될 직무 관련 전략을 짜간다거나,

본인의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는 자신의 포토폴리오나 과거자료를 들고가거나,

면접을 본 hiring manager에게 링크드인을 통해 감사인사 및 피드백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이 많다고 들었다. 실제로 나의 후임으로 들어온 동료는 몇십장짜리 직무 전략을 준비하여 면접 때 Hiring Manager에게 드렸다고 한다.


한마디로 말한다면, 본인을 제한시키지 말고 붙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다해라. 

마음껏 "나대어도" 된다. "이런 것까지 준비해도 될까?"라고 생각하지 마라.

FAANG과 같은 기업에서는 오히려 그것을 환영한다.

3)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인턴이라고 위축되지 않고, 자신감있지만 무례하지 않은 사람. 면접 때도 이러한 퀄리티를 보여주어야 한다. 본인을 적극적으로 pitch하기 위해서는 자신감이 당연히 필수요소이다. 적당히 겸손한 한국식 인재보다는 적극적으로 본인에게 주어진 일 이상의 것을 해낼 가능성이 보이는 사람. 그런 사람이 FAANG과 같은 "슈퍼외국계" 기업들이 찾는 퀄리티다. 

내가 유추해보기를, 앞서 언급했듯이 나의 이력서는 형식과 내용에서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FAANG에서 원하는 애티튜드가 드러났고,그것이 채용으로 이어진 궁극적인 이유였을 것이다. 

사실 나는 해당 기업이 한국에서의 첫 직장이었고, 규모있는 회사에서 일해보는 것도 처음이었기 때문에 많이 위축되어있었던 기억이 난다. 최대한 "겸손하게" 나를 낮추어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이전 직장들이 비교적 자유로운 문화를 가진 미국과 프랑스였던 사실도 아마 이러한 태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혹시나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거나, 실수를 할까봐 항상 긴장 상태였다. 그래서 꽤 오랜 시간동안 회사를 이런 태도로 다녔다. 그런데 인턴 기간이 거의 끝났을 때, 회사의 시니어 분에게 이런 얘기를 들었다.

"좀 더 적극적으로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이때 깨닫게 되었다. 내가 채용된 이유는, 겸손하게 자리를 지키라고 채용된 것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자신감있게 일하라고 채용된 것이라는 사실을. 


이곳에서는 나의 존재감을 열심히 드러내고, 최대한 나서서 할일을 찾아다니고, 업무에서 개선할 점을 찾아내서 바꾸는 "self-driven, motivated individual"를 원한다. 해당 근무 경험이 나에게 가르쳐준 가장 큰 교훈은 속된 말로 "더 나대도 괜찮다"였다.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도움이 되었다면 댓글, 좋아요와 같은 리액션을 해주시면 저에게는 매우 힘이 됩니다. :) 

매거진의 이전글 이직할까? 사직서 FLEX 전 마지막으로 생각해볼 점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