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 해석 리뷰

Film#2

by 필름과 펜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 해석 리뷰


("마리온 역"의 "솔베이그 도마르틴")


시를 닮은 이 영화는

일단 깊은 문해력을 필요로 하며 시적인 대사를 이해할 수 있는 시적 감각과 이해력을 필요로 한다.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는 상업적 영화가 아닌, 예술적 성격을 띤 영화다. 그러므로 한글 버전 자막이 있다고 해도 절대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려울 뿐더러. 상업 영화에 길들여진 사람이 본다면 수면을 위한 영화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확실한 건,

이 영화는 유행 같은 것과는 관계없이 언제 보더라도 늘 걸작일 거라는 것과 반백년이 더 흐른 뒤에 아니 더 오랜 시간 후에도 살아남을 정말 볼 가치가 있는 영화이며


시놉시스, 연기, 배경, 음악, 연출 등

흠잡을 게 없는 정말 대단한 수작에, 우리의 영혼을 살찌울 수 있는 완벽에 가까운 영화라는 거다.



영화 처음은

"Lied vom Kindsein"(페터 한트케의 시)를 읊으며 적는 부분이 보이는데


그 이후엔 교회 꼭대기에서

천사가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영화 속 어른들의 눈엔 천사가 보이지 않고 아이들의 눈에만 천사가 보인다.


그 시퀀스를 보면 아이와 천사와의 관계가,

어른들과는 달리 밀접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실제 아이 땐 누구나 영적으로 발달되어 있다는 말을 한다.


특히 갓 태어났을 때

예지력이 가장 뛰어난데 말을 못하므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일 뿐!...


그러다가 점점 시간이 흐르면서

그 힘을 잃는다는 말이 있는데 실제 갓난 아기는 마치, 하늘과 땅 그 사이 쯤애 있는 듯하다.


갓 태어난 아기가 눈을 뜨고 있을 땐

무엇인가를 응시하긴 하는데 그 느낌이 하늘과 땅 어딘가 그 중간쯤을 바라보는 듯하다고나 할까.


하늘에서 뚝 떨어진 천사가,

아직 인간 세상에서 적응을 하지 못한 모습과 흡사하다. 이 영화 속에서 아이들은 천사를 보긴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천사의 존재를 어른들에게 말하지 않는다.



<다미엘과 카시엘>


이 영화는 독일 영화이며

독일 베를린이 배경인데, 87년에 만들어진 영화이므로 분단된 독일 베를린이 배경이다.


베를린 장벽으로 나누어진 베를린에 두 천사가 온다. "다미엘"(포토 왼쪽 브루노 간츠)와 "카시엘"(오른쪽 오토 샌더)이 그들이다.


영화속, 다미엘과 카시엘은

태초부터 존재했으며, 둘은 인간의 본질에 대해 조사하게 된다. 그들은 눈에 띄지 않게 베를린 사람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고 관찰하며 이해할 수 있다.


그들의 존재 목적은 현실을 증언, 보존하는 것 때문인데, 그들은 자신을 드러낼 수 없고 원한다고 다른 사람의 인생에 끼어들 수도 없다. 그나마 할 수 있는 건부터, 잠시 영혼에 힘을 넣어주어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용기를 줄 수 있는 게 전부다.


베를린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행복보다는 삶에 지쳐있는 채로 크고 작은 걱정들을 안고 산다.


어른들은 천사를 느낄 수 없고

순수하고 부패하지 않은 영혼을 가진 아이들만이 천사를 볼 수 있다!...



두 천사는 늘 함께 다니는 게 아니라,

서로 다른 구역을 각자 맡아서 관찰한다.


그러다가 가끔 한 곳에 모뎌

지구의 역사를 살펴보기도 하고 각자의 경험이라든가 특별한 것들을 공유하는데


언제부턴가 다미엘은 더 이상 자신의 불멸성을 원치 않고 오히려 인간들이 사는 세상의 감각적인 부분들에 대해 궁금증을 갖게 된다.


천사들이 느낄 수 없는

아픔이라든가 맛이라든가 감각 등

인간들에겐 너무나 당연한 그런 부분에 대해 점점 더 갈망하게 되고


나중에 다미엘은

결국 인간이 되어 인간 세상에서 함께 하게 되는데



영화 초반부에 다미엘은

차 밖의 연인이 키스하는 걸 보고 손으로 가르키는데 이건 다미엘의 미래의 복선 부분이 되겠다.



<다미엘이 진정 원했던 것>


앞서 말했던 다미엘과 카시엘은

인간 세상에서 본 것들과 중점을 둔 내용들이 다르다. 카시엘은 그저 인간 세상의 일반적 내용과 있었던 과거사를 보고하는 반면, 다미엘은 사람들의 감정과 모습에 초점을 둔다.


다미엘은 영원한 시간 속에 떠다니는 것보단 현재를 느끼고 싶고 인간들이 그토록 힘들어하고 지겨워하는 일상을 경험해 보고 싶어하며 정신적인 것만이 아닌 육체적 쾌락 또한 경험하고 싶어 한다. 사랑을 직접 느끼고 싶어한다.


어쩌면 다미엘이 가장 원했던 건, 인간들이 하는 사랑이었을 거다! 사랑의 힘을 느껴보고 싶었을 듯! 그러던 다미엘은 어느 날, 닭털로 만든 날개를 달고 서커스장에서 천사처럼 꾸미고 곡예를 하는 마리온을 만나게 되는데, 마리온의 역할이 서커스 장에서 "천사"라는 설정 때문이었을까?


다미엘은 마리온에게 반하게 되고 천사에서 인간이 될 결심을 굳히게 된다. 결국 다미엘은 인간이 되고 두 사람은 운명처럼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게 된다. 마리온은 전 날 밤 꿈에 나온 남자가 바로 다미엘이었음을 느낀다. 그녀는 확신을 하고 다미엘에게 다가가고 다미엘과 마리온은 사랑하게 된다.



<피터>


영화에서는

다미엘과 카시엘이 시간을 달리하며

한 사람을 집중적으로 관찰하는데... 그는 "피터 포크"로 배우다.


피터는 베를린에 머물게 된 미국 배우로,

감독이 다미엘, 카시엘과 함께 피터라는 인간을 중점적으로 보여준 건 피터 역시 천사였으며 천사에서 인간이 되었다는 설정 때문이다!


천사 다미엘처럼

그도 30년 전에 벌써 같은 일을 겪었던 것!


그래서 그는 더 이상 천사들을 볼 수는 없으나

천사들이 그의 근처에 있을 땐 그럼에도 천사들을 느낄 수 있다는 설정을 부여했다.



<이 영화의 특별한 점>


이 영화는 앞 부분은 흑백이고 가끔 컬러가 섞이는 부분이 존재, 후반부엔 컬러로 바뀌는데 이유는 관점 때문이 아닐는지. 천사의 관점으로 볼 때엔 흑백으로, 인간의 관점으로 볼 땐 컬러로 했기에 전환이 있다고 생각되었다.


몇 장면에서

흑백에서 잠시 동안 컬러가 보이는데...

그 부분은 두 관점이 교차하는 부분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천사의 설정 때문에 이 영화가 신이나 종교적 영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신에 대한 언급이라든지 종교적 색채가 느껴지는 영화는 아니다.



베를린 천사의 시는 87년 당시 분단된 베를린의 황량한 모습을 보여주며 고통스럽고 힘든 인간 세상이지만 사랑이 함께 하므로 고달픈 생활을 이겨낼 수 있음을 강조한다.


영화는 부분부분

페터 한트케의 시와 함께 하는데

그래서인지 한 편의 시를 위한, 긴 하나의 시퀀스인 것처럼도 보인다.


또한 나오는 시들은

계속 반복해서 나오므로 "라이트 모티브" 역할을 한다.


통일 전에 만들어진 영화!

"빔 벤더스 감독"은 통일된 독일을 열망하며 이 영화를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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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가 있었을 땐 서독, 동독...

공간 제한 없이 어디든 갈 수 있었지만 인간이 된 다미엘은 더 이상 자유롭지 않다.


영화 속, 창살이 보이는 데에서 다미엘이 피터와 얘기하는 그 장면! 이건 감독의 통일 독일에 대한 갈망을 보여주는 부분인 것 같다.


천사들만 자유롭게 드나드는 게 아닌, 일반인들도 가로막힌 벽 없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세상을 염원하며 만든 부분이 아니었을까.


이 영화는 독일 제목으로는 "베를린의 하늘"이라는 뜻이며 영어 제목은 "욕망의 날개"이다. 날개는 다미엘 천사를 가리키는 말일테고 욕망은... 직접적으로 그가 인간이 되고픈 그 욕망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싶다. 혹은 생각하기에 따라 감독의 통일에 대한 염원에 대한 갈망도 가능할 듯.


(빔 벤더스 감독과 주연 배우들)


이 영화는 빔 벤더스 감독에게 영향을 준 감독들인 "오즈 야스지로", "프랑소아 트뤼포",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감독에게 헌정하는 영화다. 그래서 영화 마지막 자막에서 "야스지로, 프랑소와, 안드레"라는 감독들의 이름이 언급되었다.


감독은 속편 격 영화 "멀고도 가까운"이라는 영화도 만들었으나 전편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다. 이 영화가 천사 다미엘 얘기를 다뤘다면 "멀고도 가까운"에서는 천사 카시엘 이야기를 다룬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영화 "시티 오브 엔젤"은 알다시피 이 영화의 할리우드 리메이크작이다. 솔직히 그 영화는 벤더스 감독이 직접 각본에 참여했음에도 좀 실망스러웠다.


그러나 이 작품! 이건 정말 죽기 전에 꼭 봐야 하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또한 음악은 감성 위주가 아닌 현대 음악 스타일로 작곡되었는데 배경 음악이 얼마나 시놉시스와 잘 어울리는지~ 말이 필요없을 정도! 이렇게 해서 해석을 포함한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의 리뷰를 마친다.


*정보 포토 출처: IMDb, 위키백과 *